13일 금융당국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전날 고려아연과 영풍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안건을 심의했으나 최종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으며, 금감원의 조치안에 대한 양사 관계자들의 치열한 소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주총 전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차기 회의가 3월 5일로 잡히면서 사실상 주총 전 징계 확정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월 5일 감리위 직후인 11일 증선위가 예정되어 있지만, 감리위 결과를 단 일주일 만에 정리해 증선위 안건으로 올리는 것은 행정 절차상 가능성이 낮다.
감리위가 결론을 유보한 것은 사안의 복잡성과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이그니오홀딩스 관련 투자 손실 반영 적정성과 영풍의 석포제련소 환경 정화 충당부채 과소 계상 의혹 모두 전문적인 회계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특히 금감원이 양사 모두에 최고 수위인 ‘고의’ 조치안을 올린 만큼, 위원들 사이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고의 분식이라는 당국의 결정이 주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 역시 확정되지 않은 리스크를 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결론을 미뤘다는 것은 양측의 소명 내용 중 검토할 대목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주총 전 징계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주주들은 불확실성을 안고 투표에 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