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국장 쉬지만 미장은 달린다…서학개미 '1픽' 종목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15일, 오후 04:20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설 연휴로 국내 증시가 쉬어가는 동안 미국 증시는 정상 개장한다. 연휴 기간에도 거래가 이어지는 만큼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알파벳(구글 모회사)’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기반 광고·커머스 모델 전환과 대규모 투자 여력을 앞세운 사업 구조 재편 기대가 맞물리면서 변동성 국면에서도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사진=AFP)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2월13일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종목은 알파벳이었다. 해당 기간 순매수 규모는 10억7147만달러(약 1조5480억원)에 달했다.

순매수 2위는 테슬라(6억7162만달러·약 9703억원)였고, 샌디스크(5억4487만달러·약 7872억원), 마이크로소프트(4억8282만달러·약 6975억원), 마이크론(4억2271만달러·약 6107억원)이 3~5위를 기록했다.

◇M7 균열에도 ‘알파벳’에 쏠린 자금

최근 미국 증시는 시장을 주도해왔던 ‘매그니피센트7(M7)’ 종목 중심으로 상승 동력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M7은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알파벳·메타·테슬라를 말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M7 종목들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동반 상승 흐름이 둔화되며 주가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연초 이후(YTD) 수익률 기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0.2%)을 상회한 종목은 엔비디아(+0.2%)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AI 인프라 선점을 위해 단기 수익성이 낮더라도 설비투자(CAPEX)를 확대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빅테크들의 자본집약적 전환은 미래 현금흐름 불확실성을 높이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서학개미들은 이같은 조정을 저점 매수 기회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알파벳은 지난해 11월 구글 ‘제미나이3’에 대한 호평과 애플과의 협력으로 AI 경쟁력 회복과 사업 구조 전환 기대를 동시에 받으며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지난 4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138억3000만달러(약 166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올해 CAPEX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린 1750억~1850억달러(약 256조~271조원)로 제시하면서 과잉 투자 우려가 제기됐고,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단기 조정을 받았다.

(사진=이데일리DB)
◇‘검색=계산대’…알파벳, 광고·커머스 모델 대전환

최근 알파벳이 발표한 ‘AI 기반 커머스 재설계’ 전략도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구글은 검색과 AI 챗봇 ‘제미나이’를 쇼핑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재구성하는 구조 전환에 나섰다.

기존에는 검색 결과에서 외부 사이트로 이동해 구매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제미나이 대화 화면 안에서 상품 추천·할인 제안·결제까지 이뤄지는 ‘원스톱 거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검색창을 계산대로 바꾸는 전략이다.

핵심은 ‘다이렉트 오퍼(Direct Offers)’다. AI 답변 과정에서 판매자가 즉시 할인·번들 혜택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단순 노출형 광고를 넘어 대화 흐름 속에서 바로 구매로 연결하는 성과형 모델이다.

이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기존 클릭 기반 검색 광고 수익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해석된다. AI 답변창 자체를 거래의 최종 단계로 만들며 광고·커머스 수익을 플랫폼 내부에 묶어두겠다는 의도다.

◇100년물 회사채 흥행…AI 투자금 46조원 조달

AI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도 공격적으로 진행됐다. 알파벳은 최근 파운드화 100년 만기 회사채를 포함해 다통화 채권을 발행하며 약 320억달러(약 46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특히 10억파운드 규모의 100년물 채권에는 약 95억파운드의 주문이 몰리며 발행 규모의 10배 가까운 수요가 집중됐다. 기술기업이 초장기 ‘세기물’을 발행한 것은 닷컴버블 이후 처음이다.

달러뿐 아니라 파운드화·스위스프랑화까지 활용한 다통화 전략은 수급 분산과 조달 비용 절감을 동시에 노린 구조 재편으로 평가된다. 막대한 AI 투자 부담 속에서도 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다만 빅테크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단기간 내 수익화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있다.

◇“알파벳 등 M7, 단기 조정에도 중장기 전망 긍정적”

증권가는 알파벳의 단기 변동성에도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장문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CAPEX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AI 매출 확대와 수익화 진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실적 성장과 함께 주가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알파벳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조정은 인프라 비용 상승과 공격적 AI 투자에 대한 실제 수익화 속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도 “비용 부담이 확대됐음에도 알파벳은 대규모 투자를 자체 자산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M7등 기술주 전반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M7 지수가 지난해 말부터 다소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주된 원인은 칩플레이션과 고금리 부담”이라며 “단기적으로 비용 상승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AI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를 감안하면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증시도 오는 16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하루 휴장한 뒤 17일부터 거래를 재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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