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증권은 25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목표주가를 각각 34만원, 170만원으로 상향하며 “메모리 공급 부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쪽으로 시각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주가 20만원, SK하이닉스가 주가 100만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메모리 사이클이 단기 업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레벨업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버가 수요의 중심이 되면서 메모리의 체감 수급이 빠르게 타이트해지고, 가격과 실적의 레버리지가 과거보다 훨씬 크게 작동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메모리 출하 가운데 상당 부분이 AI 서버 수요와 맞물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격 전망은 ‘급등’에 방점이 찍혔다. 맥쿼리는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여건 역시 빠르게 완화되기 어렵다고 봤다. 신규 팹 증설은 의사결정부터 양산까지 시간이 길고, HBM 등 고부가 제품에 생산이 집중되면 범용 메모리 공급은 상대적으로 더 빡빡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요가 급격히 커지는 국면에서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면 업황의 기울기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수요의 ‘버팀목’으로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거론된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주요 기업의 2026년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는 가운데, 클라우드 수요가 공급을 계속 앞서는 상황에선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투자를 늦출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서버향 메모리 수요가 단기에 꺾이기 어렵다는 근거로 연결된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평택 P4·P5 라인을 기반으로 업사이클의 수혜 폭이 커질 것으로 봤고, 연말 약 100조원 규모의 특별배당 가능성도 모멘텀으로 언급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시장의 시선이 바뀌는 흐름이다.
삼성전자가 2026년 하반기 엔비디아 ‘베라 루빈’ GPU에 맞춘 HBM4 공급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차세대 HBM4의 성능(11.7Gbps)이 거론된다. 차세대 HBM의 기반으로 언급되는 10나노급 6세대 D램(1c) 수율이 80%를 넘어 안정적 양산 구간에 들어섰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주도권이 유지되는 한 실적 레버리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추정치도 크게 바뀌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의 올해·내년 EPS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73%, 82% 상향했고, SK하이닉스도 58%, 77% 높였다. 이익 전망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오히려 낮아진다는 논리다.
맥쿼리 추정치 기준 내년 예상 PER는 삼성전자 3.7배, SK하이닉스 2.2배 수준으로 제시됐다. 맥쿼리는 “메모리 가격의 폭발적 상승이 향후 수년 내 이익을 수배 이상 키울 수 있다”며 낮아진 PER 자체가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AI 인프라 투자 둔화 가능성, 전력 등 업스트림 부품 공급 지연, HBM 경쟁 심화는 리스크로 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