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전자·200만닉스 정조준…8000까지 달린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25일, 오후 06:2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주도 랠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주도하는 반도체 강세가 단기 수급이 아니라 ‘이익 레벨업’에 기반하고 있다는 시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황이 구조적으로 바뀌는 흐름이 확인될 경우 코스피 상단도 한 단계 더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코스피가 6000선을 넘긴 6083.86에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6000 돌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6000선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지수 상승의 중심엔 대형 반도체주가 있었다.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3500원(1.75%) 오른 20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000660)도 1만 3000원(1.29%) 오른 101만 80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은 나란히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두 종목은 주가가 큰 폭 오른 상황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멀티플(평가배수) 확장’보다 ‘실적 개선’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최근 강세를 이끈 동력이 기대감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라기보다, 반도체 이익의 방향성이 실제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주가가 앞서 나간 것이 아니라 이익 전망이 더 빠르게 상향되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메모리 산업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투자 논리를 뒷받침한다. 과거엔 PC·스마트폰 등 ‘세트(완제품)’ 수요의 교체 주기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출렁이고, 증설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꺾이는 전통적 사이클이 반복됐다.

그러나 최근엔 AI가 메모리를 단순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성능과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면서 수요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서비스가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 중심으로 확산하고, 에이전트형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서버에서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공급 측면도 예전처럼 단순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HBM(고대역폭메모리)처럼 고부가 제품 비중이 커지면서 공급은 웨이퍼 캐파(생산 능력)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수율(양품 비율)과 후공정, 생산 믹스가 복합적으로 얽히며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최근 고세대 HBM 출하가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는 현상을 ‘의도적 감산’이 아니라 수율과 후공정 제약에서 비롯된 구조적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수요가 구조적으로 바뀌는 가운데 공급 병목까지 겹칠 경우, 과거처럼 가격이 쉽게 꺾이는 국면이 지연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익 체력이 과거보다 안정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기대는 밸류에이션 논리로도 연결된다. AI 랠리를 이끈 엔비디아·TSMC 등은 이미 높은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익 개선 속도 대비 평가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시각이 주가 상승 논리로 제시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은 각각 8.6배, 5.3배로 엔비디아(24배), TSMC(21배) 등 글로벌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런 배경에서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30만원, 160만원으로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도 두 종목 목표주가를 각각 34만원, 170만원으로 상향했다. 메모리 공급 제약과 AI 수요 확산, 이에 따른 이익 추정치 상향 가능성을 반영해 ‘점수(평가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목표가 눈높이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대형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 기대가 유지된다면 지수도 한 단계 더 올라설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40만 전자, 200만 닉스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는 8400까지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금융투자도 코스피 상반기 목표치를 최대 80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들어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핵심은 이익 방향성”이라며 “반도체 영업이익과 마진은 실제 숫자로 확인되고 있으며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여전히 상향 기조이고 한국 12개월 선행 PER은 10배 수준이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며 “한국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6%, 주가순자산비율(PBR) 1.7배로 대만(ROE 18%, PBR 3.5배) 대비 가격 매력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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