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석달 넘으면…韓제조업 생산비 12% 뛴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3월 19일, 오후 06:46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제조업의 생산비가 최대 11.8%까지 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란 충돌로 촉발된 중동발 에너지·원자재 공급 충격이 전 산업 비용 구조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인도 LPG 수송선. (사진=연합뉴스)
산업연구원(KIET)이 19일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약 3주간 지속되는 단기 시나리오(원유 105~125달러, 액화천연가스(LNG) 60~90% 상승)를 가정할 경우 한국 제조업 생산비는 5.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봉쇄가 장기화돼 구조적 공급 충격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제조업 생산비 상승률이 최대 11.8%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호르무즈 봉쇄 충격이 정유·전력 부문에서 시작해 화학·금속·운송 등 에너지 집약 산업 전반으로 연쇄 파급되는 양상”이라며 “현재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카타르 라스라판 LNG 플랜트 가동 중단으로 유가·가스 가격 급등 시나리오가 상당 부분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레온티에프 가격모형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한국 산업별 생산비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추정했다. 그 결과, 단기 공급 충격 시나리오에서는 전 산업 평균 생산비가 4.2%, 제조업 5.4%, 서비스업 1.4%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적 공급 충격으로 3개월 이상 이어지는 장기 시나리오(원유 가격 150~180달러, LNG 가격 150~200% 상승)에서는 전 산업 9.4%, 제조업 11.8%, 서비스업 3.1%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문별로는 에너지 투입 비중이 높은 석탄·석유제품(최대 82.98%)과 전력·가스(최대 77.71%)에서 비용 상승 폭이 가장 컸으며, 이 충격이 화학·비금속광물·1차 금속·운송 등 에너지 집약 업종으로 파급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도로화물·여객운송 등 경유 의존도가 높은 운송 부문과 하우스 가온·어선 연료 등에 의존하는 농림수산업도 상당한 비용 압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자동차 산업은 에너지의 직접 투입 비중이 낮아 모형상 비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지만, 보고서는 핵심 원자재의 물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실제 산업 충격은 추정치보다 훨씬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원자재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한국은 원유·LNG는 물론 나프타, 무수암모니아, 헬륨 등 핵심 산업 원자재를 중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가격 급등과 물량 차질이 겹칠 경우 산업재 공금망 전방에 복합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밸류체인의 최상단 원료로 에틸렌·프로필렌과 플라스틱 가격을 통해 연쇄 파급되며, 무수암모니아는 비료·질산 등의 원료로 농업 비용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카타르 LNG·헬륨 복합 생산시설에 의존하는 헬륨은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로, 공급 차질 시 웨이퍼 식각·냉각 등 공정 전반에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수입 규모나 교역 구조와 관계없이, 중동 에너지 인프라와 구조적으로 연계된 품목은 에너지 위기 시 동시다발적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략 품목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너지와 산업재를 포괄하는 통합 공급망 모니터링 체계와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략 품목 지정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