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SK하이닉스 현금 넘쳐…‘신주 발행’ ADR 반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3월 25일, 오전 11:3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5일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하는 데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미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 ADR 상장을 위해 신주를 발행할 경우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럼은 이날 논평을 내고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은 찬성한다”면서도 “잉여현금흐름이 넘치는데 기존주주 입장에서 지분이 희석되는 신주 발행 방식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ADR은 국내에 설립된 한국 법인이 자사 주식을 미국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구조다. 미국 예탁기관이 국내 기업의 주식을 보관한 뒤 이를 기초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 가능한 증서를 발행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 신청서(Form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

포럼은 이에 대해 “ADR 상장규모는 10조~15조원라고 하는데 SK하이닉스가 왜 신규 자금이 필요한가”라고 꼬집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 기준 35조원의 현금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래에셋증권 추정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2026~2028년 189조원의 설비투자와 수십조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한 후에는 672조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전망이다.

포럼은 “신주 발행을 근거로 하는 ADR 상장은 개정 상법의 시험대”라며 “‘이사들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개정 상법 정신에 충실하다면 신주 발행이 아닌 ‘명백히 더 나은 대안’을 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에 따라 이사들은 신주 발행 같은 중대한 결정을 할때 보유 현금, 잉여현금흐름, 차입 등 여러 가능한 대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그 중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가장 극대화된다고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며 “최종 결정 후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다양한 선택지에 대한 장단점 및 최종 결정 이유를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SK하이닉스가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15% 취득해 일부 소각하고 대부분은 미국에 상장을 권한다”며 “미국에 상장되는 ADR 규모가 200억~300억달러는 돼야 유동성도 있고 상장지수펀드(ETF)의 편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제시했다.

TSMC 미국 ADR인 TSM 사례와 비교해 “10조~15조원 규모의 ADR은 유동성 부족으로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TSMC는 발행주식의 80%가 대만에, 나머지 20%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DR 형태로 상장됐다”며 “TSMC 시총은 2630조원으로 SK하이닉스 약 4배인데 이중 TSM ADR 시총만 530조원이며 하루 거래액이 7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ADR 상장으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포럼은 “증권가에서는 ADR 발행 시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유사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서 “대단히 나이브한(미숙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DR 상장이 바로 주가 밸류에이션 레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거버넌스 개선이 전제돼야 주식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이사회를 그룹 영향력에서 독립시키고 투명성을 제고해 모든 의사 결정을 개정 상법대로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면 된다”며 “자본배치 원칙을 밝히고 교수, 김앤장에 편향된 이사회에 자본시장, 거버넌스 전문가를 보강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들의 미국 AI법인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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