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비용 충격에 석화업황 ‘왜곡’…“회복 아닌 스태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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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27일, 오전 07:55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동 전쟁 여파가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에 또 한 번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급 차질 자체보다 유가와 가스, 전력, 해상운임, 보험료 상승이 전방 수요를 다시 위축시키며 업황 회복 기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이번 국면의 본질을 “스프레드 개선보다 스프레드 왜곡”으로 규정했다.

(표=IBK투자증권)
이 연구원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석유화학 업황이 과잉 공급 부담 속에서도 수요 측면에서는 점진적으로 바닥을 통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일부 반영돼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나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와 물류 비용이 동반 상승하면서 자동차, 건설, 내구소비재, 포장재 등 주요 전방 산업의 구매 심리를 다시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역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에너지·물류 리스크를 반영해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역외 제품 가격 역시 중동발 공급 불안과 비용 상승을 배경으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를 업황 개선 신호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봤다. 가격 상승이 수요 회복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비용 인상과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형 충격’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제품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는 오히려 구조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중동산 나프타와 LPG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크래커들은 원재료 조달 불안과 가격 변동성에 직접 노출돼 있는데, 제품 가격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이는 실수요 회복이 아니라 공급망 교란에 따른 일시적 왜곡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국내 NCC 업체들은 높아진 원가를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려운 데다 수요처 역시 높은 가격을 장기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단기적인 재고평가 효과나 일부 제품 스프레드 반등이 있더라도 중기적으로는 가동률 조정과 마진 압박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중동 변수는 석유화학 업황의 반전을 이끌기보다, 이미 약했던 수요 회복에 ‘두 번째 충격’을 가하면서 비중동 저원가 체인의 상대적 우위와 국내 NCC 구조조정 필요성을 동시에 부각시키고 있다는 게 IBK투자증권의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이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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