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곳간 빈 한화…‘유일한 상장지분’ 고려아연 매각 속도내나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2일, 오후 02:53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의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를 앞두고 대주주인 한화(000880)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배력 유지를 위해 약 8800억원에 달하는 실탄이 필요하지만, 정작 ㈜한화 본체의 현금성 자산은 1303억원 수준에 불과해서다. 시장에선 ㈜한화가 보유한 타법인 지분 중 사실상 유일한 상장사인 고려아연(010130) 지분을 유동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화의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3억원에 불과하다. 오는 6월말로 예정된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서 ㈜한화가 현재 지분율(약 36%)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할 자금은 약 8800억원 규모다. 가용 현금의 6배가 넘는 자금을 단 석달만에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이번 유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화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분율이 20%대 초반까지 급격히 희석될 수 있다. 안정적인 지배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배정된 물량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대주주가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시장 신뢰 훼손과도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외부 차입이나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비상장사 위주 포트폴리오…‘고려아연’ 카드 부상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화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매각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가 보유한 지분 중 한화솔루션, 한화생명(0883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비전(489790) 등 계열사를 제외하면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상장사 지분은 고려아연이 사실상 유일하다. 나머지 비상장 지분은 인프라성 투자가 대부분인 만큼 빠른 유동화가 쉽지 않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2년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사업 협력 차원에서 고려아연과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당시 ㈜한화는 고려아연 지분 약 1.2%(23만8358주)를 주당 56만7500원에 확보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등으로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148만원을 넘어섰다. ㈜한화 본체 지분만 팔아도 약 3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한화임팩트, 한화파워시스템 등 계열사 합산 보유 지분(7.7%)의 가치는 2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고려아연을 제외하면 ㈜한화 출자 지분은 비상장사에 쏠려 있다. 6월이라는 타임라인을 맞추기 위해선 단기간 내 매각 절차를 밟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순 시세 차익 외에도 한화솔루션 유증 참여 대금 마련 차원에서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이 용이한 고려아연 카드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IB업계에서는 ㈜한화가 글로벌 IB 등을 대상으로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으로부터 ㈜한화 지분을 사오면서 양사의 지분 고리가 약해졌다는 점도 매각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고려아연 지분 매각에 대해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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