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팔던 외국인…반전 신호 나오나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5일, 오전 10:3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투매에 가까운 매도 공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 비중이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달 들어 매도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일부 순매수 전환 조짐도 나타나면서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 여부가 향후 수급 방향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총 35조 88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만 1조 7086억원에 달한다. 4일·10일·18일을 제외하면 전 거래일에서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사실상 한 달 내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진 셈이다. 매도 강도만 놓고 보면 일방적 매도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여파로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지난달 31일 기준 36.37%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말 36.28%였던 외국인 비중은 2월 26일 38.15%로 고점을 찍은 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을 계기로 매도 압력이 커지며 빠르게 축소됐다. 특히 2월 말 고점과 비교하면 약 1.8%포인트 하락한 수준으로, 한 달 만에 그간의 확대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쟁 국면은 외국인 이탈에 불을 붙인 직접적 변수로 꼽힌다. 지정학적 충격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속도도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그간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주식 비중을 줄여오던 흐름이 전쟁을 계기로 한층 강화된 셈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고 있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종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며 코스피가 4.47% 급락했지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6411억원에 그쳤다. 이어 3일에는 8035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12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이달 들어 311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도 소폭 반등했다. 지난 3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피 시총 보유 비중은 36.64%로, 전월 말보다 다소 높아졌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현·선물 양 시장에서 매도 압력이 함께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외국인 수급 변화의 초기 신호로 읽힌다.

시장에선 외국인 자금 흐름의 분기점으로 삼성전자(005930)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꼽는다. 7일 공개될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경우 국내 기업이익과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쟁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지정학적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06년 이후 하위 1% 수준의 역사적 저점 구간에 근접해 있다”며 “과거 딥밸류 구간에서는 외국인 매도 강도가 유의미하게 둔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은 남아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본다”고 덧붙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다”며 “코스피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고,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도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이 기대된다”며 “최근 이익 모멘텀은 반도체, 증권, 전력기기, 은행 업종이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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