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수출주 수혜?…'가격전가력' 따라 성과 갈린다'"[인터뷰]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후 07:24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환율 상승이 모든 수출기업에 일률적으로 호재인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가격 전가력과 원가 구조입니다.”

6일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고환율 환경 속 국내 수출기업 투자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환율 상승이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요인까지 감안하면 기업별로 실질적인 수익성 격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이 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남 본부장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거나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산업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단순히 환율 상승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이를 실제 이익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격 전가력이 있는 기업,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출하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가령 반도체의 경우 현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셀러스 마켓’ 구조가 강해 가격 협상력이 높은 상황으로, 환율이나 원가 부담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조선업 역시 수주 대금을 달러로 받는 구조인 만큼 환율 상승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철강처럼 원자재을 비롯한 원자재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산업은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충되면서 환율 상승이 업황 악화로 이어지기보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은 한투운용이 최근 출시한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수출핵심TOP10산업액티브 ETF’에도 반영됐다. 이 ETF는 반도체·반도체 소부장·조선·방산·원전·전력기기·K푸드·K콘텐츠·화장품·바이오 등 한국의 10대 수출 핵심 산업을 투자 유니버스로 삼아 12~15개 종목으로 압축 운용하는 상품이다. 비교지수는 NH투자증권이 산출·발표하는 iSelect K수출핵심산업 지수다.

남 본부장은 “한국 시장에서 구조적으로 강한 축을 고민한 결과 수출이 가장 명확한 투자 테마라고 판단했다”며 “예전 수출이 석유화학이나 철강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반도체·조선·방산뿐 아니라 K콘텐츠·K푸드까지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고환율 환경에서는 수출 기업의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수출 테마를 넓게 담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남 본부장은 “같은 섹터 안에서도 잘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성과 차이가 현저하다”며 “단지 수출 비중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기업을 편입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이 검증된 대표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종목 수를 12~15개로 제한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지금 한국 시장은 재작년 미국 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7(M7)이 지수를 끌어올렸던 때와 유사하다”며 “한국도 내수 기업은 부진한 반면 기술력이 있는 수출 기업들이 지수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종목까지 무리하게 담을 경우 오히려 평균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핵심 종목만 가져가자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운용 과정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남 본부장은 “기업의 실적 추정치 변화, 수주 흐름, 업황 사이클뿐 아니라 글로벌 점유율, 환율, 수출 지역 다변화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본다”며 “반도체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과 해자(비교우위), 조선·방산은 수주 물량과 납기, K푸드·화장품은 해외 판매 채널 확장과 소비 흐름 등을 각각 점검한다”고 말했다.

리밸런싱은 수시로 이뤄진다. 그는 “처음부터 구조적 성장 산업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아주 잦은 종목 교체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업 실적 전망이 크게 달라지거나 업황에 큰 변화가 생겼을 때 보통 한 종목씩 교체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방향성보다 수준에 주목했다. 남 본부장은 “환율은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변수 중 하나”라면서도 “예전처럼 1100원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고, 1400원대에서 움직이는 고환율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성장률 격차, 한국의 구조적인 생산 감소 등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이 같은 환경은 오히려 액티브 ETF 전략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봤다. 남 본부장은 “액티브·패시브를 비교하면, 종목 간 차별화가 크게 나타날 때는 액티브가 유리하고 업종 전체가 한 방향으로 갈 때는 인덱스 투자가 유리하다”며 “현재는 어떤 종목을 고르느냐가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수출주 영역에서도 액티브 전략이 더 의미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수에 넓게 분산된 종목보다 경쟁우위와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이 먼저 재평가받는 국면에서 액티브 ETF의 강점이 드러날 수 있다”며 “이 상품은 한국 시장 전체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출 산업과 기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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