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 발동에도 변동성 못 잡은 사이드카…20년 묶인 기준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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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4월 08일, 오후 07:22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도입된 ‘사이드카’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상시 완충 장치로 작동해야 할 제도가 잦은 발동으로 일상화되면서 현행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매수 6건, 매도 7건 등 총 13회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관련 집계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6회)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발동 빈도뿐 아니라 패턴도 달라지면서 사이드카가 실질적인 시장 완충 장치로 기능하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직후 다음 거래일에 매수 사이드카가 이어지는 등 시장 방향이 급격히 뒤바뀌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3~5일과 이달 1~2일에는 사이드카가 연속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발동됐다. 지난달 3·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이후 5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이달 1일에는 매수, 2일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각각 발동됐다.

실제 수치로도 변동성 확대 흐름은 뚜렷하다. 올해 들어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평균 변동폭은 약 2.9%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중동 전쟁 여파로 변동성이 커진 3월과 4월(8일까지)에는 각각 4.14%, 4.23%까지 확대됐다. 이는 사이드카 발동 기준(±5%)에 근접한 수준이다.

현재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하고 이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선물시장에서 발생한 급격한 가격 변동이 현물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 발동 기준(±5%)은 2001년 이후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인 1996년에는 ±3%였으나 1998년 ±4%로 조정됐고, 2001년 이후 현재까지 변화가 없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변동성이 더 크다는 특성을 반영해 ±6%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이드카는 시장 과열이나 패닉 상황에서 과도한 상·하방 움직임을 완화하는 기능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20년 이상 유지된 ±5% 기준을 서킷브레이커 수준인 8%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대비 코스피 일일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만큼, 사이드카 발동 요건 역시 이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선물 가격 변동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는 조건을 기존 1분에서 2분으로 늘리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대 교수는 “사이드카 발동 기준선에 근접할수록 투자자들이 거래 정지를 피하기 위해 매매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발동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물 가격뿐 아니라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사이드카 발동 횟수 증가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투자심리 불안을 반영하는 결과”라며 “제도 자체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77.56포인트(6.87%) 오른 5872.3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12포인트(5.12%) 상승한 1089.85에 마감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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