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정점론에도 성장주 ‘선별 장세’…“반도체·AI 통신주 주목”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13일, 오전 07:5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국제유가가 정점을 찍더라도 성장주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이기보다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통신주 중심의 ‘압축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금융시장 흐름을 보면 지정학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때 AI 관련주가 먼저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그 수혜가 모든 성장주로 확산되진 않았다는 진단에서다.

(표=DB증권)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가격은 상황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미국과 이란의 1차 협상이 결렬됐더라도 향후 협상 재개 가능성과 일부 원유 공급 정상화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국제유가가 조만간 일정 수준에서 정점을 형성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가가 고점을 찍더라도 하락 속도는 완만할 수 있다고 봤다.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크고, 각 경제 주체가 원유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도 상당할 수 있어서다.

강 연구원은 지난주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이런 국면에서 상대 강도가 높은 업종을 가려냈다. 유가가 정점을 형성할 경우 시장에선 이 시대의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AI 관련주가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 업종과 일부 통신 업종이 강한 흐름을 보였고, 미국 시장에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직전 고점을 넘어서는 등 AI 관련 자산이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력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성장주 전반이 일제히 살아나는 흐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유가가 정점을 찍더라도 하락 속도가 더디면 성장주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전체로 퍼지기보다 일부 업종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근 주목받았던 피지컬 AI 관련주는 지난주에도 반등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전형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업종 역시 이란 사태 이후 부진한 흐름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 온도차도 뚜렷했다. 반도체와 통신서비스 지수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반면, 피지컬 AI와 제약·바이오 지수는 이란 사태 발발 이후 회복 탄력이 제한적인 모습을 나타내면서다. 강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현재 시장에서 더 주목받는 성장주와 덜 주목받는 성장주의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중단기 전략으로 성장주 중 반도체와 AI 관련 일부 통신 업종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들 업종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보였고, 향후 협상이 재개되거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뀔 경우 다른 성장주보다 초과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장주 전반에 광범위하게 베팅하기보다는 제한된 업종에 집중하는 접근이 더 유효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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