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월가는 웃었다…1Q 거래 수익 12년來 최고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13일, 오전 09:14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월가 5대 은행이 올해 1분기에 합산 거래 수익 400억 달러(약 59조64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전쟁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이 금융시장 변동성을 다시 끌어올린 결과다.

월가 주요 은행 트레이딩 수익 추이 (단위: 10억달러, 자료: 비저블 알파·블룸버그) *2026년 1분기는 블룸버그 추정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 전망치와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 데이터를 인용해,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올해 1분기 트레이딩 합산 수익이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미 변동성이 컸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3% 많은 규모다.

◇이란 전쟁이 쏘아 올린 변동성

중동 분쟁은 유가 급등과 글로벌 주식시장 급락을 동반했다. 에너지 가격 폭등이 인플레이션 파동을 촉발하고 일부 경제권을 침체로 몰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RBC 캐피털마켓의 제라드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2022년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처럼, 중동의 적대 행위로 올해 1분기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주식 트레이딩이 13~15% 성장하며 채권·통화·원자재(FICC, 8~13%) 부문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FICC에서는 JP모건과 씨티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투자은행 수수료도 순풍

트레이딩뿐만 아니라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입도 상승세다. 이들 5개 은행 모두 10% 이상 증가가 점쳐진다.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자금 조달 수요 증가와 규제 완화를 배경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등 딜메이킹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지난해에 성사가 결정돼 올해 1~3월 중 최종 완결된 거래들이 수수료 수입의 버팀목이 됐다.

이들 5개 은행의 전체 순이익은 약 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딩과 IB 부문 비중이 높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이익 증가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이번주 실적 발표…전쟁 장기화는 리스크

이번주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13일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14일 JP모건·씨티, 15일 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가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투자자들이 주목할 또 다른 변수는 비은행 금융사 익스포저(위험노출액)다. 신용 품질 우려로 사모대출(프라이빗 크레딧) 펀드에서 환매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프라이빗 캐피털 회사와 헤지펀드에 빌려준 자금 규모와 건전성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중동 분쟁 장기화는 하방 리스크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면 기업공개(IPO) 수요를 냉각시킬 수 있다.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변동성 확대로 인한 약점이 있다면 주식 자본시장(ECM) 부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 호조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이란 전쟁발 유가 불안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물가 및 경상수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실적 시즌이 우리 주식시장과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된다.

트레이더들이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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