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피' 효과?…증시 활황에 퇴직연금 수익률도 날았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후 07:26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실적배당형(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수익률이 직전 분기보다 15%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6000피’(코스피 6000)를 돌파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의 강한 랠리가 수익률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규 자금도 증권사 위주로 모여드는 분위기다.

김영훈(왼쪽 세번째)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왼쪽 네번째)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테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2개 퇴직연금 사업자(증권·보험·은행)들의 DC(확정기여)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 평균 수익률(1년 기준)은 24.81%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2025년 4분기) 평균 수익률인 21.61% 보다 약 3.2%포인트(약 14.8%↑) 오른 수치다. 지난해 3분기 평균 수익률이 15.9%에 그쳤던 퇴직연금 수익률이 분기를 거듭할수록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증권사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곳은 27.17%를 기록한 신한투자증권이었다. 보험사 중에선 무려 60.08%의 신한라이프생명보험, 은행 중에선 25.49%의 광주은행이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다만 신한라이프생명보험 등 보험사의 경우 표본인 DC형 적립금 자체가 낮아 소수 계좌의 성과가 전체 평균 수익률을 좌우할 소지가 있다.

퇴직연금 상품은 크게 원리금 보장형 상품과 비보장형 상품으로 나뉜다. 원리금 보장형은 예·적금, 국채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투자돼 안정성이 높은 투자 방식이다. 반면 실적배당형이라고도 불리는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직접투자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방식으로 투자해 리스크가 크지만 그만큼 수익성도 보장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 실적배당형 자산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수익률을 높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위험자산 편입 비중이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을 보면 현격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1분기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원리금 보장형 평균 수익률은 2.96%대에 머물며 3%를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DC형과 똑같이 운용 주체가 가입자인 개인형(IRP) 퇴직연금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1분기 IRP형 퇴직연금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22.62%였으며 원리금 보장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2.84%였다. 지난해 4분기 비보장형 상품 평균 수익률은 19.69%였으며 보장형 상품 평균 수익률은 2.94%로 한 분기만에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처럼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수익률이 올라간 건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올해 1분기(1월 2일~3월 31일 종가 기준) 19.89%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역사상 처음으로 5000을 달성한 데 이어 6000 고지까지 밟으며 기록을 썼다. 분기 말 중동 갈등과 고환율 위기가 겹치면서 하락장이 나타나긴 했으나 5000선은 지키면서 이달 들어 다시 6000을 탈환한 상태다.

증시가 활황했던 이유인지 퇴직연금 시장으로 유입된 신규 자금의 30% 상당이 특정 증권사에 쏠렸다. 1분기 신규 유입 자금 11.9조원 중 약 36%가량인 4조 3426억원이 미래에셋증권으로 유입됐다. 4조원 이상의 신규 자금이 유입된 사업자는 전 금융권의 42개 사업자를 통틀어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증권은 DC·IRP 적립금 규모에서도 합산 36조 7767억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한편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01조 4000억원(잠정)으로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2024년 말(431조 7000억원) 대비로는 약 70조원 늘었다.

다만 적립금 중의 대부분인 75% 정도가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에 치중돼 있다. 그러다보니 연간 수익률은 6.47%(잠정)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5년 및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로 넓히면 각각 2.86%, 2.3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업계는 위험자산 투자한도 70%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을 비롯해 발행어음·IMA(종합투자계좌)의 편입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한 대책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