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400조 시대 개막…지수 베팅 쏠림·대형사 편중은 과제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후 04:58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다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주춤했던 순자산총액이 이달 들어 급반등하면서 4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으로의 쏠림과 대형 운용사 중심 구조는 ETF 시장이 함께 짚어봐야 할 과제로 꼽힌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6091.39)보다 134.66포인트(2.21%) 상승한 6226.05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52.43)보다 10.54포인트(0.91%) 오른 1162.97에 마쳤다. (사진=뉴시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순자산총액은 전날 기준 404조62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는 기준일 순자산총액을 다음 거래일 공표한다.

이달 1일 375조8857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2주 만에 20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ETF 시장 성장세가 이달 들어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ETF 성장세 두드러져…해외보다 증가 속도 빨랐다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298조원 수준이었다. 이후 같은 달 5일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3월 들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제동이 걸렸다. 380조원을 넘어섰던 순자산은 지난달 말 한때 360조원대로 밀리기도 했다. 이후 이달 들어 휴전 기대가 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지난 8일 다시 390조원대를 회복했다.

ETF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ETF 순자산총액은 2021년 73조원, 2022년 78조원, 2023년 121조원, 2024년 173조원, 2025년 297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과정에서 국내 자산을 기초로 한 ETF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전 거래일 기준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한 454개 ETF의 순자산총액은 126조3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10조6959억원과 비교하면 약 14.1%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국내 자산 ETF는 599개, 순자산총액 264조2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80조7819억원과 비교하면 약 46.1%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ETF 순자산 증가 속도가 해외 ETF보다 세 배 이상 빨랐다는 의미다.

◇레버리지·인버스에 쏠린 자금…거래량 90% 육박

다만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자 자금이 특정 상품군에 집중되는 현상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자금은 코스피·코스닥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40억1376만좌로 전체 ETF 거래량의 89.5%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량이 5억4023만좌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래가 폭증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 거래량은 60억5721만주, 거래대금은 207조524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락에 베팅하는 일반 인버스 ETF 거래량은 226억5787만주, 거래대금은 41조1469억원이었다. 여기에 2배 역방향 수익률을 추종하는 곱버스 ETF까지 포함하면 거래량은 2453억9545만주, 거래대금은 66조7041억원에 달했다.

상승 베팅 상품 가운데서는 KODEX 레버리지 거래대금이 127조500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코스닥 상승에 투자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역시 69조9088억원이 거래됐다. 하락 베팅 상품 중에서는 대표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 거래대금이 74조6113억원으로 가장 컸다.

◇상위 10개 ETF가 시장 25% 차지…대형사 중심 쏠림도

ETF 시장이 커질수록 일부 상품과 운용사로 자금이 쏠리는 구조도 함께 심화되고 있다. 순자산 상위 10개 ETF가 전체 ETF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자산 규모 상위 10개 ETF는 모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곧 출시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규제 완화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중소형사는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더해져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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