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중동발 위험이 당초 우려보다 빠르게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흡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4월 들어 시장의 민감도는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표=IBK투자증권)
특히 주목해야 할 지표로는 한국은행의 일간 뉴스심리지수가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심리지수는 개전 초기인 3월 초와 확전 우려가 컸던 3월 말 두 차례 저점을 찍은 뒤 비교적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4월 들어서도 중동 관련 뉴스가 우려와 기대를 번갈아 자극했지만, 심리지수 흐름 자체는 큰 흔들림이 없었다. 이는 중동발 악재가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예상보다 빠르게 흡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이런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전쟁이 장기전으로 번지기 어렵다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고, 반도체 호황이 실물경제 지표 개선을 떠받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중동 사태가 파국적 상황으로 번지지 않는 한, 지난 3월 초와 같은 급격한 충격이 재연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실물경제에 대한 충격도 시장의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3월 말 기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컨센서스가 1월 이후 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4월이나 5월에는 일부 하향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그 폭은 0.1%포인트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 연구원은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기 사이클은 투자가 경기를 이끄는 반면, 그 과정에서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지목된다.
특히 양극화에 기반한 신용위험이 향후 핵심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만큼, 미국 사모신용시장 불안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흐름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쟁 자체보다 이제는 전쟁에 가려져 있던 다른 현안들로도 시선을 넓혀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