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그룹)
13일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등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1조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을 ‘미정’으로 변경한다고 전날(12일) 공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정 신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앞서 지난 3월 26일 2조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투자 과정에서 누적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주주들 돈으로 빚을 갚으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고 주가도 떨어졌다. 금감원이 두 차례에 걸쳐 유증 계획을 반려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솔루션은 기존 2조 4000억원에서 1조 8000억원으로 줄였지만 금감원의 연이은 정정 요구를 막을 순 없었다.
금감원은 사실상 ‘힌트’를 던져줬다.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지난 11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고 △대체 자금조달 수단 검토 미비 △실적 개선 근거 미흡 △재무·유동성 위험도 설명 부족 등을 정정 요구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금감원이 특정 종목을 두고 구체적인 지적에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강화된 유상증자 심사체계 작동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지난해부터 도입한 유상증자 심사체계가 작동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금감원은 강화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 방향을 발표하면서 △유상증자 당위성 및 의사결정과정 △소액주주 등의 이해 고려 여부 및 주주보호 방안 관련 개선계획 △재무지표 악화 경위 및 대응방안 등을 핵심 심사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한화솔루션은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많은데 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구조가 악화했는데 이사회는 그간 무엇을 믿고 공격적인 투자를 허용했는지 설명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솔루션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계열사 지분 등 약 5조 2535억원 규모의 비핵심 자산을 갖고 있다. 여기에, 수년간 적자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순차입금이 2022년말 5조원에서 2025년 말 13조원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지난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가 종료한 뒤 이틀 만인 26일에 기습적으로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이 부족했으며, 유상증자를 대체할 가처분 자산들이 있다는 점에서 발목이 잡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도 “주주들의 도움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면서 “가능한 여러 가지 자금조달 방안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 (유상증자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는 SKC의 행보와도 비교할 수 있다. SKC는 같은 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종우 대표이사가 유상증자 이유를 설명했다. ‘글라스기판’이라는 신규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이전부터 공유하고 있던 것도 불확실성을 줄인 요인으로 꼽힌다. 나현승 고려대 교수는 “학술적으로, 유상증자 시 제일 중요한 게 보는 건 정보 비대칭 및 불확실성”이라며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비교적 명확히 밝히면서 우려를 줄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봤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정정요구 배경. (그래픽=문승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