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조달러' 글로벌 증시 예탁자산 문 활짝…반도체주 랠리 힘 받을 듯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13일, 오후 06:3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방금 IBKR에서 한국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 걸 발견했다. 설정→거래설정→거래허가에서 한국을 체크하기만 하면 된다.

SK가 SK하이닉스와 앤스로픽을 동시에 보유하는 주식이라는 걸 알게 되면 다들 놀랄 것이다.

소셜미디어 X(엑스) 캡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국 주식 관련 게시글이 밈처럼 퍼지고 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로 한국 주식을 직접 사는 방법부터 SK하이닉스 지배구조 해설까지, 외국인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중화권 X에 올라온 IBKR 한국 주식 거래 관련 게시글의 조회수는 19만3000회에 달했다.

이런 관심은 이미 실제 자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 개시 이후 삼성증권을 통해 삼성전자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 대표적이다.

◇증권사 경쟁, 이미 시작됐다

관건은 이 자금을 누가 받아내느냐다.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브로커와 잇따라 손을 잡으며 경쟁에 뛰어든 배경이다.

삼성증권은 고객자산 8709억달러(약 1297조원) 규모의 IBKR과 제휴했다. IBKR는 리테일부터 전문 트레이더·기관투자자까지 두루 아우르며, 계좌당 평균 자산도 약 18만달러로 단순 모바일 플랫폼보다 상위 고객층이 두텁다. 고액자산가 기반을 갖춘 삼성증권과의 연계가 기관·고액자산가 자금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메리츠증권·키움증권이 손잡은 위블은 결이 다르다. 활동계좌 500만개로 IBKR를 앞서지만 소액·고빈도 개인투자자 중심이라 계좌당 평균 자산은 IBKR의 30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시장 직접 거래 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자금이 유입되느냐에 따라 장기 성장 궤도가 달라지는 모델이다.

하나증권은 홍콩 시장을 공략한다. 1993년부터 홍콩에 뿌리를 둔 전통 풀서비스 브로커 엠페러증권과 먼저 손잡은 데 이어, 오는 6월에는 고객자산 1584억달러·활동계좌 337만개의 대형 모바일 브로커 푸투증권과 온라인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IPO 청약·펀드·AI 퀀트까지 아우르는 푸투증권의 종합 플랫폼 역량을 더해 홍콩 로컬에서 대형 모바일 플랫폼으로 고객층을 단계적으로 넓히는 전략이다.

글로벌 증권사 고객자산 규모.
◇수익 효과…단기보다 구조 변화에 주목

이들이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피델리티(18조달러), 뱅가드(12조달러), 찰스슈왑(11조9000억달러) 등 미국 대형 금융사와 로빈후드·위블 같은 모바일 브로커까지 더하면 주요 글로벌 플랫폼의 합산 예탁자산은 약 77조달러에 이른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이 돈과 한국 증시를 잇는 통로다.

물론 당장의 수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한국투자증권은 보수적인 가정 아래, 통합계좌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경우 삼성증권의 연간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약 5.5% 늘어날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다만 IBKR 평균 건당 수수료(2.7달러)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기존 국내 브로커리지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결국 통합계좌의 핵심은 수익보다 구조적 변화에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당장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로 외국인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자금으로 인해 반도체주 랠리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으로 거래가 집중되다가 점차 중소형주로 확산될 것”이라며 “거래절차 간소화로 국내 증시의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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