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8.23포인트(6.12%) 하락한 7493.18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61.27포인트(5.14%) 내린 1129.8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8000선을 웃돌며 고가 기준 8046.78까지 올랐지만 이후 급격히 하락 전환했다.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사진=연합뉴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대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약 26조원 수준의 순매도를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최근 상승 폭이 컸던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코스피를 끌어올린 반도체 대형주가 이날은 지수 하락을 키운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월 들어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만, 상승 속도가 빨랐던 만큼 외국인 입장에선 차익실현 대상이 되기 쉬웠다는 의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월에만 전일 기준 각각 9%, 19% 급등하며 지수 신고가를 견인했다”며 “결국 급하게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술적으로도 코스피는 과열권에 들어서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보다 얼마나 위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50일 이격도는 지난 14일 131%까지 올라섰다. 이는 최근 코스피가 단기 평균 흐름보다 훨씬 앞서 달렸다는 뜻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상승세가 생각보다 훨씬 빨라서 5월 14일에 50일 이격도 131%에 도달했다”며 “닷컴버블 때도 50일 이격도 130%에 도달한 뒤 1~3주 내 단기 조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외 변수는 차익실현의 방아쇠가 됐다.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웃돌았고, 일본 생산자물가 상승도 글로벌 금리 부담을 자극했다.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에는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의 이란 관련 강경 발언으로 중동 불안과 유가 상승 우려도 부각됐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의 이란에 대한 경고, 일본 생산자물가 서프라이즈에 따른 금리 상승, 미중 협력에 따른 공급망 분절 수혜 기대 축소 등 자극에 코스피 대형주 투매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빅테크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 돼가고 시선이 매크로로 이동하는 가운데 지정학·금리 등 불편한 요인이 부각된 점은 오늘 하락이 단발성이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조 연구원은 “대중 규제 완화 우려에 국내 반도체·전력기기·태양광 업종들의 낙폭이 컸다”면서도 “해당 업종의 공통점은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기업이라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규제 완화 우려보다는 차익실현 명분이 컸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수급도 지수 하락을 키웠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5조 6562억원, 1조 730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7조 2222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지난 7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조정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중심의 이익 개선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고, 코스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객예탁금도 130조원 수준을 웃도는 만큼 유동성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단기 상승 폭이 컸기 때문에 기간·가격 조정을 거치고 우리 시장은 다시 우상향할 것”이라며 “이달 코스피 밴드를 7000~840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술 측면에선 여전히 인공지능(AI) 주도주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며 글로벌 빅테크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 피지컬 AI로 재평가되고 있는 자동차,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정보기술(IT) 부품 업종 등을 관심 분야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