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신기록' 미래에셋·'다크호스' 키움…불장에 증권사들 ‘어닝 파티’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17일, 오후 01:05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쏟아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증권업계 사상 첫 기록을 세웠고, 키움증권은 순이익 기준으로 기존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대형사들과 중·소형사들 간 벌어지는 격차는 풀어야 할 과제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4개 주요사들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대폭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늘고, 자산관리(WM)·투자은행(IB)·자기자본투자(PI) 부문까지 전방위로 실적이 개선된 결과다.

미래에셋증권은 1조 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증권사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8% 증가한 수치로 △신한은행(1조 1576억원) △KB국민은행(1조 1002억원) △하나은행(1조 1095억원) △NH농협은행(8688억원) 등 국내 은행과도 견주는 수준이다.

특히 자기자본투자는 국내외 혁신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약 8040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스페이스X’ 등 해외 혁신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의 6월 IPO(기업상장) 시 약 1.3조원의 평가이익이 2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전년 대비 75.1% 늘어난 7847억원의 역대급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한 해 연간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2조원을 돌파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영업이익 1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8.5% 오른 475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이 최대 수혜를 입었다.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수지는 34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7.4% 급증했다.

삼성증권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81.5% 증가한 450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부문 고객자산 순유입 및 금융상품 판매수익 증가 등 자산관리 기반 비즈니스 성장이 지속했다”고 강조했다. 리테일 고객자산이 19.7조원 순유입하면서 고객 총자산 495.6조원을 기록했다.

4개 주요사를 제외한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의 실적이 눈에 띈다. 순이익이 4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6% 증가했는데, 이는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을 넘어선 업계 3위 기록이다. 개인 주식거래 비중이 높은 특성에 따라 증시 호조의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20.8% 급증한 3115억원을 기록했다. S&T(세일즈앤트레이딩)와 운용손익도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한 1557억원으로 집계됐다.

7000피(코스피 7000)를 달성한 2분기도 호실적을 기대할만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에서는 순수수료이익, 그 중에서도 위탁매매 수수료이익의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게 나타났다”며 “2분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미 1분기 평균을 넘어선만큼, 2분기에도 이와 같은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도 보였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순이익 2543억원을 기록하며 3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대면 전용계좌 ‘슈퍼365’(Super365)를 통해 해외주식 위탁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를 0원에 가깝게 낮추는 고강도 수수료 인하 정책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성공했으나 역효과로 위탁매매 수익성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위주로의 쏠림도 우려점이다. 증권업 전반적으로 고객 선택지를 축소하고 중·소형사의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위험부담)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 전문성을 토대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리서치를 IB 부문까지도 연결할 수 있는 전략적 핵심 자산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입규제 개선이나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 등 정책 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