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베팅이 30조로…스페이스X IPO, 헤지펀드 '잭팟'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19일, 오전 10:29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일찌감치 투자에 나섰던 월가 헤지펀드들이 전례 없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헤지펀드 D1 캐피털 파트너스가 최대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댄 선드하임이 운용하는 D1 캐피털은 스페이스X가 목표 기업가치인 1조7500억달러(약 2625조원)로 평가받을 경우 약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스페이스X는 IPO를 통해 약 75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D1 캐피털은 공개 상장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던 2020년 스페이스X에 처음 투자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360억달러였다. 현재 운용 자산이 약 350억달러인 이 펀드에서 스페이스X 지분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베일 속 다르사나도 150억달러…X·xAI 합병 덕

덜 알려진 헤지펀드 다르사나 캐피털 파트너스의 수익도 주목된다. 아난드 데사이가 2014년 설립한 이 회사는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약 330억달러이던 2019년에 첫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수차례 추가 투자와 직원 지분 공개매수에도 참여했다. 목표 기업가치 달성 시 다르사나의 지분 가치는 약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다르사나의 지분은 이후 더욱 불어났다.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를 AI 연구소 xAI와 합병하고, 이를 다시 스페이스X와 합친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다르사나가 보유한 엑스 지분이 스페이스X 지분으로 전환됐다.

◇스타링크·우주 데이터센터로 성장 가속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최근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4000억달러에서 1조2500억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지난해 전체 매출 187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했고, 로켓 발사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

머스크는 최근 코딩 스타트업 커서 인수권을 600억달러에 확보하고, AI 기업 앤스로픽에 잉여 컴퓨팅 파워를 임대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앤스로픽과의 계약은 연간 약 50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안겨줄 수 있다고 한 투자자는 FT에 전했다. 해당 계약은 스페이스X의 클라우드 인프라 역량을 부각시키는 사례로도 읽힌다.

머스크는 나아가 우주 데이터센터를 스페이스X의 다음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지상 개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인프라 제약 없이 AI 기업들의 폭증하는 컴퓨팅 수요를 우주에서 충족하겠다는 구상이다.

◇헤지펀드의 사모 투자 ‘선구안’ 입증…록업 이후가 관건

이번 IPO가 성사될 경우, 헤지펀드들이 비상장 기업 초기 투자에서 거두는 최대 성과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0년 이후 사모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헤지펀드들의 전략이 정당성을 얻는 계기가 된다는 평가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스페이스X를 둘러싼 상황이 사모펀드·벤처캐피털·헤지펀드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수익 실현까지는 한 단계가 더 남아 있다. IPO 이후 일정 기간 지분 매각이 제한되는 록업(lock-up·의무보유확약)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백억달러 규모의 지분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주가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스페이스X가 실제 1조7500억달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록업 해제 후 헤지펀드들이 어떤 속도로 차익을 실현할지가 이번 ‘세기의 IPO’를 판가름할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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