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단순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입니다. 다만 어떤 상황에서도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자산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 확대에 주목하며 인프라 자산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전통 인프라 중심이던 투자 흐름이 디지털 인프라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이기홍 카이스트 겸임교수, 크리스 헤이 주한영국대사관 투자담당 서기관, 김원빈 한국투자공사(KIC) 인프라투자실 부장, 마사아키 메자키 GPSS 대표, 전범식 수협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CIO), 윤지선 MG새마을금고중앙회 CIO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에서 '불확실한 시장, 흔들리지 않는 수익: 인프라 투자 전략' 주제로 패널토론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김원빈 한국투자공사(KIC) 인프라투자실 부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인프라 투자의 핵심은 결국 다운사이드 프로텍션(하방 방어)”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KIC는 2013년 유럽 광통신망, 2019~2020년 북미·유럽 데이터센터 플랫폼 등에 투자하며 디지털 인프라 시장에 조기 진입해왔다”며 “너무 비싸지기 전에 진입하는 전략도 중요한 리스크 관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전력망, 냉각시설, 신재생에너지 등 연관 산업 투자까지 동시에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AI 확산으로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CAPEX)는 오는 2030년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 헤이 주한영국대사관 투자담당 서기관은 영국 정부의 ‘AI 성장구역(AI Growth Zones)’ 정책을 소개하며 “AI 데이터센터는 단순 건물이 아니라 전력망·인력·산업생태계가 함께 구축돼야 가능한 산업”이라며 “정부 차원의 신속한 인허가와 정책 지원이 투자 유치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AI 수요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재생에너지 개발기업 GPSS홀딩스의 마사아키 메자키 창업자 겸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결국 막대한 전력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며 “재생에너지는 장기적으로 수요가 계속 늘겠지만 발전소 개발에는 수년이 걸려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연기금들도 인프라 자산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범식 수협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CIO)은 사학연금 재직 경험을 소개하며 “해외 대체투자 수익률은 지난 10년간 약 11% 수준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며 “특히 인프라는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 현금흐름 측면에서 의미 있는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도로·공항 등 전통 인프라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 인프라 비중이 계속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는 매우 의미 있는 투자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윤지선 MG새마을금고중앙회 CIO는 최근 지정학 리스크와 고금리 환경을 언급하며 “금리 변동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만큼 투자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인프라처럼 장기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다만 AI 인프라 투자 열풍 속에서도 과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 성장성만 보고 투자하기보다 안정적인 계약 구조와 현금흐름, 진입장벽 여부 등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지선 CIO는 "과거에 금융시장이나 우리 사회의 산업적 측면에서 항상 문제가 됐던 것은 공급과잉과 쏠림 현상이었다"며 "향후 이같은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서 자산운용 정책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유연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서 대응하는 것이 리스크·리턴(위험·수익) 프로파일 차원에서 적절한 운영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범식 CIO는 "인프라 자산을 포함해서 대체투자 자체가 장기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긴 호흡에서 포트폴리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공항이 평상시에는 현금흐름이 잘 나오는 안전자산이지만, 코로나19 때는 안전자산이 아니라 위험 자산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장시간에 걸쳐 여러 상황이 발생하면 안전자산, 위험자산 개념도 바뀐다"며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할지를 사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