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4회 연속 ‘동결’…고시는 한 달 단위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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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7:35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를 또다시 동결했다.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누적 인상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석유 가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민생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을 우선 고려했다.

이로써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도매가격 상한선은 지난 3월 27일 이후 10주간 고정되는 셈이다. 정유사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최고가격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최고가격제 운영 방식은 일부 손질하기로 했다. 현재 2주 단위로 고시하던 최고가격을 앞으로는 4주 단위로 조정하기로 했다. 중동 전쟁 초기에는 유가 급등락이 반복됐지만, 최근에는 시장 안정성이 일정 부분 회복됐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한 주유소에 놓인 휘발유·경유 가격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부는 22일 0시부터 적용되는 6차 석유 최고가격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3·4·5차 조정에서도 휘발유 리터(L)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공급가 상한선을 동결한 바 있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하는 ‘횡보’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11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브렌트유보다 약 5달러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두바이유 역시 10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통해 국내 유가 상승 폭을 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2011원, 경유는 2006원 수준이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고가격제로 인해) 휘발유는 리터당 200원대 후반, 경유는 300원대 중반, 등유는 400원대 중반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시장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자 최고가격제 운영 방식도 재조정하기로 했다. 현재 2주 단위로 고시하던 최고가격을 앞으로는 4주 단위로 늘려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중동 전쟁 초기에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매우 컸지만, 최근에는 시장 안정성이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잦은 최고가 고시로 주유소의 재고 운영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정부는 조정 주기 연장이 최고가격제 장기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양 실장은 “중동 상황이나 호르무즈 해협 여건에 변화가 생기면 주기와 관계없이 즉시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손실 보전과 관련해서는 ‘원가 기준 손실은 보전한다’는 기존 원칙도 재확인했다. 정유사들은 당초 제품별 국제 시세를 기준으로 기회이익 손실분까지 보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원가 기준 보전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정유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원가 기준 고시를 준비 중이며, 실제 정산은 7월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손실 보전 재원으로는 6개월분에 해당하는 4조2000억원이 편성돼 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종료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상황 안정화 △국제유가 안정 및 예측 가능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안정적으로 내려와야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 실장은 “현재 유가가 여전히 100달러 이상이고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도 큰 만큼 당분간 최고가격제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석유제품 판매량은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휘발유는 2%, 경유는 6% 감소했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10주간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휘발유는 3%, 경유는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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