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말 9750 간다…AI 압축 포트폴리오로 돌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29일, 오전 08:23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현대차증권이 올해 코스피 연말 목표치를 9750포인트로 상향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이익 지속성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강세장 후반부로 갈수록 주도주 쏠림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중심의 ‘AI 압축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리하다고 봤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2026년 연말 타깃을 9750포인트로 상향 조정한다”며 “반도체 이익 지속성 우려가 완화되며 반도체 업종 밸류에이션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018년 평균 수준인 6.25배까지 회복될 것으로 봤다. 이를 적용하면 코스피는 연말 975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세 시나리오에선 반도체 업종 밸류에이션이 마이크론 수준인 12개월 선행 PER 8배까지 상승하고, 비반도체 업종도 개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상단이 1만 2000포인트까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AI 경쟁 심화 과정에서 도태 기업이 나타나고 투자심리가 위축될 경우 코스피 하단은 6000포인트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의 핵심 축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1분기 실적 시즌에서 강한 AI 수요가 확인됐고, 에이전틱 AI 이용 확대가 AI 인프라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설비투자 전망치는 실적 발표 전 6807억달러에서 이후 7287억달러로 상향됐고, 2027년 전망치도 7536억달러에서 8857억달러로 1000억달러 이상 높아졌다.

그는 “국내 반도체는 AI 추론 수요 확대에 따른 CAPEX 투자에 가장 직접적인 수혜 업종”이라며 “2027년 CAPEX 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국내 반도체 업종 이익의 지속성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AI 추론 시대 진입으로 메모리 병목이 심화하면서 공급사와 수요 기업 간 3~5년 장기계약(LTA)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장기계약 확대가 국내 반도체를 기존 사이클 산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적 성장주로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R은 5.62배로 최근 20년 평균인 10배를 크게 밑돈다.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전망이 작년 말 136조 7000억원에서 5월 22일 현재 552조원으로 약 304% 증가했지만, 시가총액 상승률은 161%에 그치면서 PER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높은 이익 전망에도 미래 이익 지속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며 “HBM과 같은 맞춤형 제품 비중 확대, 장기계약, 가격 협상력 증대 등을 통해 이익 변동성이 줄어들면 밸류에이션이 PBR에서 PER 기반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투자 전략으로는 반도체 중심의 압축 대응을 제시했다. 닷컴 버블 마지막 1년간 나스닥에서 반도체와 하드웨어 종목의 성과 쏠림이 극대화됐던 것처럼, 국내 증시에서도 강세장 후반부로 갈수록 반도체 쏠림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도체가 쉬어가는 구간에는 전력기기, IT하드웨어 등 AI 인프라 수혜 업종으로 키맞추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개인 투자자의 ETF 자금도 하반기 증시의 중요한 변수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코스피 강세장을 이끈 주체는 금융투자 순매수인데, 이는 증권사가 ETF 시장에서 지정참가회사(AP)와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하며 순매수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결국 금융투자 탈을 쓴 개인 투자자의 ETF 순매수가 이번 강세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의 ETF 투자 확대는 대형주 중심 장세를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쏠림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변동성 확대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코스피 내 반도체 업종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면 코스피 전체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언제든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도 “시장 조정을 반도체 업종 중심의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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