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량 28% 급감…역대급 변동성에 관망세 돌아선 투심

주식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4:5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가 이달 들어 역대급 변동성에 휩싸이면서 시장 참여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지수가 하루 수백 포인트씩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매는 위축됐고, 거래량은 지난달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거래대금도 이달 초 과열 구간을 제외하면 빠르게 위축되며, 작은 수급 변화에도 지수가 크게 흔들리는 ‘얇은 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5억 51만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일평균 거래량 6억 9879만주와 비교하면 28.4% 감소한 수준이다. 코스피가 6월 초 8700선과 8800선을 잇달아 넘은 뒤 급락과 반등을 반복했지만, 실제 주식 거래는 오히려 위축된 셈이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거래대금은 표면적으로 5월 평균을 웃돌았다. 이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52조 4745억원으로 5월 평균 50조 2148억원보다 4.5% 증가했다. 다만 이는 이달 초 급등락 과정에서 대형주 중심 거래가 일시적으로 몰린 영향이 크다. 실제 지난 1일과 2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각각 74조 3300억원, 69조 1097억원에 달했다.

초반 과열 구간을 지나면서 거래대금도 빠르게 줄었다. 4일부터 11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6조 593억원으로, 1~2일 평균 71조 7199억원보다 35.8% 감소했다. 특히 지난 10일 거래대금은 39조 9448억원으로 이달 들어 처음 40조원을 밑돌았다. 급등락 장세가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매매 피로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가 줄어든 것과 달리 지수 변동폭은 더 커졌다. 이달 코스피의 하루 평균 일중 변동폭은 416.5포인트로, 5월 평균 306.6포인트보다 확대됐다.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일중 변동폭도 5월 평균 4.03%에서 6월 5.10%로 높아졌다. 지난 8일과 9일 일중 변동폭은 각각 605.36포인트, 520.22포인트에 달했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 흔들림은 더 커지는 흐름이 반복된 것이다.

이날도 코스피는 장중 큰 폭으로 출렁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13포인트(0.43%) 오른 7763.95에 마감했지만, 장중 저점은 7394.46, 고점은 7800.62로 고저 간 격차가 406.16포인트에 달했다.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일중 변동폭은 5.25% 수준이었다.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 낙폭을 줄인 뒤 상승 전환했지만, 하루 흐름만 놓고 보면 변동성 부담은 여전했다.

이날은 ‘네 마녀의 날’로 불리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 겹치면서 장중 수급 불안도 커졌다. 이달 초부터 급등락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만기 관련 포지션 정리와 프로그램 매매가 더해지며 지수 움직임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후 첫 만기일인 만큼 현·선물 수급 변화가 반도체를 포함한 코스피 전반의 시세를 일시적으로 왜곡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이후 빈번한 주가 조정과 변동성 증폭으로 대응 난이도가 역대급으로 높아진 상태”라면서도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악화에서 비롯됐다기보다 ETF발 수급 혼란과 증시 과속의 후유증이 만들어낸 단기 기술적 조정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이어 “펀더멘털 악화 신호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현재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수급 불안으로 조정이 깊어진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은 커졌다는 평가도 있다. 코스피 변동성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고점 수준을 넘어섰지만, 지수 급락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빠르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7배 이하로 내려가는 구간은 절대적으로 싼 영역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시장 하단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글로벌 AI 산업과 반도체 이익 추세에 대한 의구심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PER 7배 이하 수준에서는 싸다는 관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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