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6세대 전투기 개발 삐걱…KF-21 수출 매력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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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전 07:42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유럽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교착 국면에 들어서면서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중장기 수출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세대 전투기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경우 미국산 F-35와 기존 4.5세대 전투기 사이에서 KF-21이 비미국산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유럽 6세대 전투기 개발 교착은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서 KF-21의 구매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하고, 한국항공우주(047810)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3만원을 유지했다.

KF-21 시제 5호기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FCAS(Future Combat Air System)는 프랑스와 독일이 2017년 추진을 시작한 유럽 차세대 공중전 체계 공동개발 사업이다. 이후 스페인이 합류했으며,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 센서, 데이터링크, 컴뱃 클라우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라팔과 유로파이터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6세대 유인 전투기 NGF(Next Generation Fighter) 개발이다.

그러나 최근 FCAS의 핵심 축인 NGF 공동개발은 사실상 지속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증권은 로이터 보도를 인용해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FCAS 사업의 NGF 공동개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FCAS 협력 범위는 NGF 공동개발을 제외한 네트워크·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교착의 배경엔 국가별 운용 개념과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한다. 프랑스는 핵무기와 항공모함 운용이 가능한 전투기를 필요로 했지만, 독일과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공군 중심 운용 개념에 초점을 맞췄다. 산업 측면에서도 프랑스 다쏘항공은 전투기 전체 설계권과 핵심 공급업체 선택권, 개발 일정과 성능에 대한 최종 통제권을 요구한 반면, 독일·스페인 측 에어버스는 핵심 기술과 작업 분담, 지식재산 접근권 확보를 요구해 충돌이 이어졌다.

채 연구원은 이 같은 갈등이 FCAS뿐 아니라 영국·이탈리아·일본이 추진하는 또 다른 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공동개발 사업은 기술 난도뿐 아니라 비용 분담, 기술 공유, 산업 주도권, 신규 파트너 확대 여부 등에서 거버넌스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6세대 전투기 개발이 계획보다 지연될 경우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선 기존 고가·고성능 5세대 플랫폼과 4.5세대 전투기 플랫폼의 상업성이 높아질 수 있다. 현재 5세대 고가 플랫폼으로는 F-35가 대표적이지만, 높은 운용비와 미국 의존도가 부담으로 꼽힌다. 반면 F-16V, 그리펜 E, 라팔 등 4.5세대 개량형 전투기는 검증된 플랫폼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 사이에서 KF-21은 신규 양산이 진행되는 4.5세대 플랫폼이면서 향후 성능개량을 통해 상위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는 기종으로 평가된다. 채 연구원은 KF-21이 120대 내수 양산 종료 이후 추가 성능개량 사업 또는 후속 Block III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F-35가 아닌 비미국산 5세대·6세대 전투기를 원하는 잠재 수요국 입장에서 KF-21의 구매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 연구원은 “공동개발 사업들이 교착에 빠진다면 주요 국가들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은 계획보다 더욱 지체될 수 있다”며 “이는 향후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서 기존 미국 F-35 중심의 고가·고성능 5세대 전투기와 그 아래 4.5세대 전투기 플랫폼의 상업성을 기존보다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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