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렸던 소부장株 기지개…외인 매수에 주가도 '꿈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7:29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그간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에 눌려 있던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닥 소부장주로 확산하면서다.

1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1~12일)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반도체 소부장주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 종목은 리노공업(058470)으로, 순매수 규모는 5800억원에 달한다.

이어 파두(440110)(1510억), HPSP(403870)(1060억), 테크윙(089030)(990억) 등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소부장 종목이었다. 이 외에도 RFHIC(218410)(420억), 대주전자재료(078600)(390억), 서진시스템(178320)(320억) 등에도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도 양호하다. 이 기간 4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1.12%로, 같은 기간 코스닥 수익률(-4.26%)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 전체 지수 중에서도 주요 소부장 종목들로 구성된 코스닥150 정보기술 지수와 기계·장비 지수가 각각 15.52%, 14.34% 상승하며 이달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공정·후공정 장비, 테스트 부품, 소재 등 세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오히려 외국인은 이달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서는 각각 10조6790억원, 5조14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소부장주의 상대적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감과 함께 주가 상승이 대형주에 집중됐던 만큼, 최근에는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은 장비·부품·소재 업체들에 대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AI 서버,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코스닥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메모리 업체의 투자로 이어질 경우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 회복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 소부장주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소부장 전반에 걸쳐 2026년, 2027년 추정치 상향 조정이 나왔다”며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2026년 대비 2027년 추정치 상향 폭이 컸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에서도 2027년 D램과 낸드(NAND) 투자분의 가동 램프업과 2027년 증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상승 중심의 반도체 업황 회복이 판매량 확대와 설비투자 재개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소부장주로 수급이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1주일 수익률을 보면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흐름이 확인되며 ‘AI 관련 업종’의 수익률에서는 소부장이 강세를 보였다”며 “코스닥150과 AI 소부장에서 단기 매수 시그널이 포착됐다”고 짚었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도 “반도체 업황은 가격(P) 상승이 이익 개선을 주도하던 국면에서 판매량(Q) 확대와 설비투자가 실적을 견인하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소부장으로 낙수효과가 확산되는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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