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나스닥 상장일인 지난 12일(현지시간) 공모가 대비 19.34% 급등한 161.11달러로 마감했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7700억달러로 역대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2조1000억달러(약 2900조원)를 돌파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스페이스X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큰손은 미래에셋그룹이다. 미래에셋은 국내 기관 중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자금을 스페이스X에 태운 곳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그룹 차원에서 4100억원을 스페이스X에 베팅했다. 당시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1270억달러(약 19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상장일 시가총액과 비교해도 약 16.5배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투자 원금이 6조원대 자산으로 불어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래에셋그룹의 투자 구조다. 당시 글로벌 딜을 발굴하고 프로젝트 펀드의 판을 짠 계열사는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실탄을 책임진 건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PI) 고유자금을 대거 출자하며 실질적인 출자자(LP)로서 그룹 차원의 투자를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미래에셋은 ‘0주 청약’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법인이 현지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별도 설정한 사모펀드를 통해 약 3500억~4000억원 규모의 공모주를 자체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래에셋의 스페이스X 누적 투자금액은 최대 8100억원 규모로 늘어났으며, 전체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약 7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 아주IB투자의 선구안도 주목받고 있다. 아주IB투자는 지난 2023년 미국 현지 법인인 솔라스타벤처스를 통해 스페이스X에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글로벌 딥테크 및 우주항공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던 솔라스타는 스페이스X 구주를 매입하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IB투자 역시 당시 구주 시장 밸류에이션 대비 현재 14~15배 수준의 멀티플(배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벤처투자 축을 담당하는 한국투자파트너스 역시 스페이스X 주주로 알려져 있다. 한투파는 지난 2025년 약 14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1500억~1800억달러 안팎이었다. 비교적 후기 투자에 속하지만 최소 10배 이상의 잭팟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진입 장벽이 높은 글로벌 딥테크 기업의 구주 시장을 국내 대형 VC들이 특유의 네트워크와 기동력으로 뚫어낸 결과다.
금융권이 아닌 일반 제조 대기업 중에선 한미반도체(042700)가 막판 탑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미반도체는 스페이스X 상장 당일인 지난 12일 오전 스페이스X 주식 500억원 어치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투자한 한미반도체는 상장 첫날 주가가 19% 이상 급등하면서 하루만에 장부상 96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리게 됐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나스닥 데뷔로 조기 진입했던 국내 투자사들의 장부 가치와 지분 가치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