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지연…IPO 준비 기업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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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전 06:2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최종안이 이달 중순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간의 갈등이 예고된 만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세부 내용을 놓고 조율이 길어지면서다. 중복상장 예외 기준이 나오지 않으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장 철회 FI 지분 매입 기업. (그래픽=이미나 기자)
15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예외 허용 가이드라인 세부 사항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당초 6월초로 예정됐으나 이달 중순까지도 숙고를 거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 시행 시기는 규정개정 의견수렴, 시장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7월 중순 이후로 밀릴 수 있다.

중복상장 원칙 금지 도입은 새로운 주주간 갈등을 예정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 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논의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은 다 나와 큰 그림에서는 윤곽이 잡혔지만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가지의 세부 디테일을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시행을 기다리는 사이 중복상장 규제를 의식한 기업들은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일부 기업들은 상장을 철회하고 프리IPO 자금유치 과정에서 상장을 전제로 한 투자계약의 회수 시한이 도래하면서 속속 반환에 나서고 있다.

상장을 추진했던 SK에코플랜트는 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지부진하면서 FI가 보유한 전환우선주 132만7868주를 6500억원에 오는 30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7월 안으로 예정했던 IPO가 정부의 중복상장 심사 기준 강화로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LS그룹의 LS이브이코리아(489억원)와 LS에코첨단소재(701억원) 사례를 비롯해 한화그룹-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도 자본재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반환 조건에 여유가 있는 곳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중복상장이 막히며 올 초 1조원대 프리IPO를 진행한 한화에너지는 6년내 상장을 내걸었다. HD현대로보틱스 역시 산업은행 등 FI로부터 1800억원 규모 프리IPO를 유치한 상태다.

문제는 이같은 대응이 새로운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중복상장 규제에 대응해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 자회사와 합병하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 자회사와 비상장 자회사 간 합병은 자회사간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해 모회사 일반주주가 개입할 직접적 통로가 차단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휴온스랩과 휴온스 간 합병이다. 다수의 FI가 투자해 있던 휴온스랩은 별도 상장을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단독 상장 대신 휴온스와의 합병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휴온스랩 지분을 보유한 휴온스글로벌 주주 입장에서는 알짜 자회사 가치가 다른 상장사 주주들에게 이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휴온스는 휴온스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이 과정에서 합병 비율도 휴온스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FI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태그얼롱(동반매도참여권) 등 대체회수 방안을 가진 FI와 달리 비상장 자회사에 투자한 일반주주의 자금회수 방안도 불투명해진다.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자회사와 모회사 일반주주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주동의 3% 제한 룰 도입도 쟁점 검토 대상 중 하나다. 앞서 금융당국은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등을 심사 기준으로 삼겠다고 예고했고,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태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자회사 상장 안건을 의결하는 ‘3% 룰’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보다 강한 지배주주를 제외한 일반주주 다수결 방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면서 모회사와 비상장 자회사의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합병 등을 통한 자금 회수 방안 마련은 또 다른 제도적 공백으로 논란이 야기되고 있어 제도 도입 이후로도 이해관계자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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