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3 운용사, 레버리지 기피…韓 대형사, 직접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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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5:16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주도하는 블랙록·뱅가드·스테이트스트리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사실상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시장 점유율 상위 사업자들이 직접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에서는 전문 운용사 중심으로 형성된 고위험 상품 시장이 국내에서는 대형 운용사 주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생태계와 투자자 보호를 둘러싼 논의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6일 세계적인 ETF 리서치 업체 ETFGI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에서는 소위 ‘빅3’ 운용사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을 가장 많이 가져간 1위 운용사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iShares)로, ETF 운용자산규모(AUM) 4조5288억달러와 시장점유율 28.9%를 기록했다. 2위인 뱅가드(Vanguard)는 4조4821억달러(점유율 28.6%), 3위인 SPDR(스테이트스트리트)은 2조737억달러(점유율 13.2%) 규모다.

다만 이들 빅3 운용사는 레버리지 ETF를 핵심 사업으로 삼지 않는다. 장기 투자 철학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는 사실상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이들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등 패시브 ETF를 중심으로 특정 섹터에 특화된 특색있은 상품을 공급하는 전략을 취한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을 주도하는 프로셰어즈(ProShares)는 미국 ETF 시장 13위 사업자다. 점유율은 0.8%, ETF 운용자산(AUM)은 1322억달러 수준이다. 디렉시온(Direxion) 역시 점유율 0.5%, ETF 운용자산 786억달러로 17위 사업자에 올라 있다. 프로셰어즈의 ETF 운용자산은 아이셰어즈의 약 3%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운용사의 ETF 운용자산 규모는 한국 시장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지만, 미국 ETF 시장 내에서는 블랙록·뱅가드·스테이트스트리트(SPDR) 등 초대형 사업자와는 격차가 큰 전문 운용사에 가깝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에 AUM 기준 최상위권 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뛰어든 시장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며 “미국뿐 아니라 홍콩·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도 자산배분과 장기 투자 철학을 중시하는 상위 운용사들은 레버리지 ETF 출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대형 운용사들은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투자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 투자 문화를 바탕으로 ETF 시장을 키워왔다는 점이 한국과의 차이”라고 덧붙였다.

가령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인 SOXL(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3배 ETF), KORU(MSCI 한국지수 3배 ETF)는 모두 디렉시온 상품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마찬가지다. 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거래하는 TSLL(테슬라 2배 ETF) 역시 디렉시온이 출시했다. 최근 스페이스X 레버리지 ETF를 선보인 그래나이트셰어즈(GraniteShares), 렉스셰어즈(REX Shares) 역시 미국 ETF 시장에서는 소형 운용사로 분류된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ETF 시장은 이미 상위 운용사 쏠림 현상이 강한 만큼 대형 운용사들이 모든 상품 영역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중소형 운용사들이 특정 분야에 특화해 경쟁할 수 있는 시장 공간도 일정 부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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