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찍은 K-방공, 유럽 하늘로 간다…“최대 160조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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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8:17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동 시장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확인한 한국 방공 체계가 유럽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방공망 재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방산 기업들이 중·장거리 방공 체계의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중동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한 K-방공 체계가 유럽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방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0795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시스템(272210)을 제시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20만원으로 상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목표주가는 각각 186만원, 14만원을 유지했다.

(표=유진투자증권)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와 독일 라인메탈의 전략적 협력이다. 양사는 지난 15일 방공 체계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협력의 방향은 초단거리 방공(VSHORAD)부터 단거리 방공(SHORAD), 중거리 방공(MRAD), 장거리 방공(LRAD)으로 이어지는 다층 방공 체계 구축이다.

구조는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 역량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중·장거리 방공 미사일 체계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중·장거리 방공 체계는 유럽 내 현지화와 개량, 마케팅을 추진하고, 단거리 방공 영역에서는 양사가 신규 미사일과 관련 역량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단계이며, 라인메탈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법인 설립이 단기 목표다.

양 연구원은 이번 협력이 양사 모두에 의미가 있다고 봤다. 라인메탈은 기존 지상체계 중심 포트폴리오를 방공 미사일 체계로 확장할 수 있고,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와 상호운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할 경우, 유럽 공동조달과 현지화 요건을 충족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방공 수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커지고 있다. 냉전 이후 유럽은 방공 체계에 대한 투자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지만,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위협이 이어지면서 방공망 확충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양 연구원은 독일 싱크탱크 킬연구소 추산을 인용해 유럽 내 전략적 요충지 방어를 위해 89개 포대가 필요하며, 전체 방공 도입 비용은 총 3000억유로, 약 50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보수적 가정에서도 유럽의 추가 방공 도입 시장이 최대 160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현재 유럽 내 약 40개 포대가 구축돼 있다고 보고, 50개 포대가 추가 도입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포대당 단가를 1조 5000억원, 미사일 단가를 60억원으로 적용하면 포대 70조원, 요격탄 90조원 등 총 160조원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요격탄 수요도 별도 성장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가 매년 800~1000발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사일 1발에 요격탄 2발을 배정한다는 가정 아래 탄도탄 요격탄 수요는 연간 약 2000발 발생할 수 있다. 발당 60억원을 적용하면 연간 12조원 규모의 시장이다.

현재 유럽엔 미국 패트리엇, 프랑스 SAMP/T, 독일 IRIS-T, 노르웨이 NASAMS, 프랑스 VL-MICA, 영국 CAMM 등 다양한 방공 체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탄도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한 상위 방공·미사일 방어 체계는 패트리엇, 사드(THAAD), SAMP/T 계열로 제한적이다. 미국 체계는 중동 사태 속 재고 소진으로 공급 능력과 납기가 불확실하고, SAMP/T NG는 초기 전력화 단계인 만큼 유럽 입장에선 추가적인 중·장거리 방공 옵션 확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뿐 아니라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도 수혜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별도 경로로 독일과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이다. 양 연구원은 이번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이슈를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럽 L-SAM 마케팅과 한화시스템의 독일 딜디펜스(Diehl Defense)와의 다기능레이더(MFR) 통합 추진도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양 연구원은 “한국 방공 3총사인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지속적인 관심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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