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씨 일가에 날아든 상속세 청구서…우호지분 흔들리나[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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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5:12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진영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 전선의 한 축을 담당하던 친인척이자 학계 원로인 최모 명예교수가 최근 별세하면서, 유족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을 안게 된 탓이다. 고인이 최 회장을 위해 생전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의무가 승계될 경우 유족들의 부담은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세무당국에 따르면 최 회장의 막내 숙부인 고(故) 최정운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은 1.51%(31만4468주)다. 고인은 지난 5월 27일 별세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인은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오는 11월 말까지 모든 상속세를 신고하고 1회차 납부 절차를 마쳐야 한다.

해당 지분 가치는 현재 주가(최근 시장가 평균인 주당 120만원을 가정) 기준 약 3773억원에 달한다. 상속가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되기에, 누진공제를 감안해도 단순 지분 가치 기준 상속세는 약 188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고인이 최 회장 지원을 위해 일으킨 대출 채무 차감액을 반영하더라도 유족이 부담해야 할 최종 세액은 최소 16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고세율 50%…연부연납 해도 年 수백억 내야



문제는 상속세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대기업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상속할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주식 평가액에 20%를 할증한다. 현재 주주명부상 고려아연 최대주주는 영풍 측이지만, 최 회장 일가가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세당국이 실질과세원칙을 적용해 20% 할증을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20% 할증이 적용되면 상속가액은 4528억원으로 늘어난다. 채무 차감액을 반영하더라도 최종 과세표준은 최소 33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 규모로 짜일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유족들이 내야 할 최종 상속세는 최소 1660억원에서 최대 22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상증세법상 상장주식은 사망일 전후 각 2개월 간의 종가 평균액으로 상속가액을 산정하기에 고려아연 주가가 우상향할 경우 규모는 더 늘어나게 된다.

상속세를 매년 나눠 내는 연부연납의 법적 최대치(10년)를 적용하더라도 매년 160억~220억원의 부담이 든다. 개정된 상증세법 시행령 제68조에 의하면 일반 상속세의 연부연납 기간은 최대 10년이 마지노선이다. 중소·중견기업에 적용되는 가업상속공제(최대 20년)와 달리, 대기업 집단의 방계 가족인 유족들의 개인 사정에 따라 국세청이 임의로 분납 기간을 더 늘려주는 예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족들은 향후 10년간 매년 수백억원의 원금과 함께 연부연납에 따른 가산이자를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평생 경영 일선과 거리를 둔 채 5·18 민주화운동을 인간 존엄성 투쟁으로 규명하는 등 학자의 길을 걸어온 고인의 삶을 고려할 때, 유족들이 이같은 재정적 부담을 떠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배당 성향을 높여 주당 1만5000~2만원의 고배당을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고인의 지분(1.51%)에 떨어지는 세전 배당금은 연간 46억~62억원 선이다. 특히 배당금은 소득세법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해당해 최고세율 49.5%(지방소득세 포함)이 적용된다. 실질적인 세후 배당금은 매년 20억~30억원에 불과해 연부연납 분납액을 감당하는 것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메리츠·대신證 선순위 족쇄…24만주 시장에 풀릴까



더 큰 문제는 고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중 7만4151주는 증권사에 담보로 묶여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9월 대신증권에 1만4116주를, 지난 4월 메리츠 대주단에 6만35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특히 메리츠 담보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피23파트너스의 채무를 위해 고인이 제3자로서 주식을 담보로 대신 제공한 물상보증 형태다. 이 주식은 유족에게 상속되더라도 타인의 채무 담보로 묶여 있어, 유족이 임의로 처분해 본인들의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없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유동화할 수 있는 실질 주식은 계약 사항이 없는 24만317주로 쪼그라든다.

피상속인의 사망은 통상적인 금융 대출 계약상 담보제공자 변경에 따른 재심사 및 채무인수 사유에 해당한다. 상증세법 제71조에 따라 연부연납을 허가받으려면 국세청에 확실한 납세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유족들은 친인척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물상담보를 그대로 승계하는 심사를 받는 동시에 거액의 상속세 납세담보까지 구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할 수 있다.

시장에선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우선 고인의 주식 24만317주와 고인의 아내이자 최 회장 숙모 한 모씨의 주식 2만5593주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나오는 경우다. 주가 120만원을 적용해도 319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유족들은 지분 매각 대금으로 주식담보대출을 갚고, 상속세를 완납하고 남은 자금을 현금화할 수 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중인 최 회장 입장에선 매각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유가족들이 세무서에 연부연납 납세 담보를 제공하려 해도 이미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납세담보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지분 매각을 막기 위해선 최 회장 측이 해당 지분을 되사주거나 상속세 재원을 대납해주는 등 재무적 지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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