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정기주총 주주제안 안건에 대한 시장 참여자별 찬성 권고·행사율. (자료=얼라인파트너스)
코스피200 기업 중 이사 임기 유연제 안건은 21개사가 상정해 95%가 가결됐다. 이사 수 축소·상한 설정 안건은 25개사 중 92%가 통과됐다. 자기주식을 경영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 안건은 26개사에서 전부 가결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들 안건이 집중투표제와 3% 룰의 실효성을 약화시키거나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도 지난 3월 해당 안건들에 대해 원칙적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사 임기 유연제는 임기를 ‘3년’에서 ‘3년 이내’로 바꿔 시차임기제 도입 주주제안 이사 임기 단축(집중투표제·3%룰 약화) 등에 오용될 수 있다”며 “이사 수 상한 설정 및 상한 축소는 집중투표제 효과를 제한하고 이사 과반 교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 잘못된 지배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주식의 경영상 목적 활용 정관변경은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경영상 목적’으로 보유·처분하는 것을 허용해 최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주주제안 대상 회사는 지난해 39개사에서 올해 56개사로, 안건 수는 151건에서 218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다만 전체 가결률은 약 11%(23건)에 그쳤고 평균 찬성률은 23.0%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는 10개 회사를 대상으로 69건의 주주제안을 제출해 이 가운데 14건을 통과시켰다. DB손해보험, 가비아, 고려아연, 삼영전자공업에서는 주주제안 이사가 선임됐다. 특히 가비아는 보통결의만으로 주주제안 이사 2명이 선임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한국 시장에 대한 의결권 권고 기준을 내실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3곳(한국ESG연구소·서스틴베스트·한국ESG기준원)과 국민연금의 주주제안 안건 평균 찬성률이 각각 67%, 69%인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평균 찬성률은 26%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결권 권고 기준 검토 결과 2025년 이후 단행된 상법 개정이 충실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주요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개정 상법을 가이드라인에 신속히 반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내 지배구조의 특수성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국내에서는 이사회 안건이 사실상 지배주주 의사를 반영해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는 이사회 안건에 우선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안건별로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동일선상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총회 소집 기간 확대, 의결권 행사 마감 시점 조정, 주총일 분산, 일반주주 찬성률 공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 등을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창환 대표는 “상법 개정과 신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총에서 그 취지를 무력화하려는 정관 변경 안건들이 높은 찬성률로 대부분 가결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결권 권고 기준이 고도화되고 주총관련 제도가 개선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와 기업 거버넌스에 의미있는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