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할인"…순자산가치 대비 '반토막'에 거래되는 리츠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후 06:08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큰 폭의 할인 상태에서 거래되면서 저평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보유 자산 가치는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일부 리츠는 순자산가치의 절반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향후 리츠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NAV와 주가 간 괴리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반값 리츠' 현상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알파리츠 감정가, 취득가 대비 31% 상승

23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최근 상장리츠 시장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 투자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순자산가치를 크게 밑도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주가와 달리 실물 자산 가치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 오피스 리츠인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포트폴리오 감정평가액이 지난 5월 기준 3조8693억원으로 취득가 2조9559억원 대비 약 31% 상승했다. 주요 자산의 임대 안정성이 높고, 서울 핵심 권역 오피스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신한알파리츠 자산 세부 현황 (자료=신한알파리츠)
다만 신한알파리츠 시가총액은 6144억원에 그친다. 신한알파리츠 주가는 현재 5080원으로, 상장 당시 공모가인 5000원 대비 1.6% 오른 데 그쳤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 2017년 12월 설립돼서 2018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다. 신한금융지주가 금융지주회사 최초로 설립한 부동산 자산관리회사인 신한리츠운용이 신한알파리츠의 자산 투자 및 운용을 수행하고 있다.

신한알파리츠의 포트폴리오는 서울 및 판교 핵심권역에 위치한 12개 오피스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투자자산은 △그레이츠 판교 △그레이츠 청계 △트윈시티 남산 △신한L타워 △삼성화재 역삼빌딩 △그레이츠 숭례 △캠브리지빌딩 △용산 아스테리움 △HSBC 빌딩 △GS 서초타워 △씨티스퀘어 △그레이츠 강남 등이다.

이 중 신한L타워, 씨티스퀘어, 용산 아스테리움은 신한알파리츠가 지분을 갖고 있으며 나머지는 신한알파리츠가 100% 소유한 자산이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AUM, 매입가比 63%↑

주거형 리츠인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포트폴리오 운용자산(AUM)은 약 1조4394억(회사 지분율 반영한 자산별 평가액 합계)으로, 상장 시점 대비 약 2.2배 증가했다. 매입가 대비로는 63.2% 상승하며 상당한 자산가치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가격은 정반대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시가총액은 1252억원에 그친다. 또한 포트폴리오 순자산가치(NAV)는 약 3174억원(회사 투자자산별 장부가액 합계)이며, 주당 NAV는 8610원이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포트폴리오 순자산가치(NAV) (자료=이지스레지던스리츠)
지난 11일 종가 3445원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P/NAV는 0.39배에 그친다. 투자자들이 장부상 자산가치의 40% 가격만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P/NAV는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NAV)로 나눈 값'으로, 리츠나 부동산 펀드 등 자산 중심 기업의 주가가 실제 보유 자산 가치에 비해 얼마나 고평가 또는 저평가됐는지 판단하는 밸류에이션 지표다.

주식의 PBR(주가순자산비율)과 유사하지만, 장부가가 아닌 실제 감정평가액을 반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 투자한 자산은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더샵 부평센트럴시티'(5678가구) △판교 제2테크노밸리 오피스텔 '디어스 판교'(521가구) △미국 뉴욕주 대규모 멀티패밀리 단지 '스프링 크릭 타워스'(5881가구) △미국 일리노이주 UIUC 온 캠퍼스 학생 기숙사 '일리노이 타워'(725 베드) 등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도 대표적인 저평가 사례로 꼽힌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포트폴리오 자산가치는 1조2868억원으로, 취득가 대비 26.8% 상승했다. 반면 시가총액은 2285억원이다.



상장리츠 주가 저평가…배당투자자 투자기회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주당 NAV는 7104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3290원 수준으로, P/NAV가 약 0.46배에 불과하다. 이 리츠도 장부상 자산가치의 절반 이하에 거래된다는 뜻이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포트폴리오 순자산가치(NAV) (자료=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하위 투자기구(펀드 및 리츠 등)를 통해 오피스,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다양한 섹터의 우량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자산은 △태평로 빌딩 △이수화학 반포사옥 △트윈트리 타워 △북미 IDC 포트폴리오 △분당 호스트웨이 IDC △이천YM물류센터 등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리츠 시장 전반의 투심 위축 여파에 개별 리츠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상장리츠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 오피스,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임대율과 장기 임대차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임차인 역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신용도가 우수한 곳이 많아 현금흐름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향후 리츠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NAV와 주가 간 괴리도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의 '반값 리츠' 현상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상장리츠 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반영되면서 리츠가 NAV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개별 리츠를 보면 우량 임차인과 높은 임대율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유지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NAV 대비 큰 폭의 할인 구간은 장기 배당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