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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회생 연장 기로에 선 홈플러스의 운명을 가를 일주일이 시작됐다. 법원이 홈플러스에 회생 전제조건인 2000억원 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하면서다. 최근 자금 지원을 두고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의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법원이 홈플러스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내린 최후 통첩으로 풀이된다. 기한 내에 홈플러스가 현실적인 조달 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법원은 회생 중단(청·파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홈플러스에 2000억원의 자금 조달과 관련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오는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인 오는 7월 3일 직전인 7월 1~2일께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의 핵심은 2000억원의 외부 자금 조달이다. 당장 마트 운영에 필요한 긴급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지가 회생의 성패를 가르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만약 오는 30일까지 이 부분이 소명되지 않을 경우 법원은 회생 기한 연장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해 회생 폐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법원의 이번 요구가 사실상 메리츠금융을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 카드라고 본다. MBK와 메리츠가 자금 지원을 두고 연일 공방 수위를 높여가자 법원이 회생 폐지라는 배수진을 치며 양측, 특히 메리츠의 결단을 촉구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메리츠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
◇MBK "홈플 파산 시 메리츠만 이익"
MBK와 메리츠의 여론전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MBK 측은 메리츠가 홈플러스 청산 시 5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회생이 아닌 청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MBK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청산될 경우 메리츠는 약정된 연 20%의 법정 최고 연체이자율을 적용받아 약 3384억원의 연체이자를 추가로 챙길 수 있다.
기존 메리츠가 회수한 자금(2561억원)을 포함해 총 1조8161억원을 회수하게 된다는 논리다. 현재 구조에서는 메리츠가 홈플러스에 내어준 대출 원금(1조30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메리츠가 홈플러스를 살리는 것보다 파산시켜 큰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회생에 미온적이라는 게 MBK 측의 시각이다.
반면 메리츠 측은 이같은 주장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말장난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메리츠 관계자는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회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회생신청 이후 대출계약조건에 따라 연체이자가 자동적으로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실제 연체이자까지 수취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메리츠 "홈플러스 회생이 최우선"
충당금 이슈에 예민한 금융사 특성상 고액의 연체이자를 노리고 일부러 회생폐지를 유도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액의 부실채권(NPL)이 발생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하면 대규모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해 당장 재무비율이 크게 악화된다”며 “메리츠 입장에선 고작 3000억원대 자금을 추가로 벌자고 홈플러스를 청산으로 몰고 갈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메리츠가 담보권을 행사해 자금 회수에 나선다고 해도 향후 수년간 지난한 소송과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메리츠가 담보로 잡은 마트 내 수많은 입점 점포들과의 권리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다. 노조 측의 극심한 반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공은 일주일 뒤인 30일로 넘어왔다. 법원의 압박을 받은 메리츠가 전향적인 대출 조건 합의에 나설지, MBK가 극적인 자구안을 추가로 제시할지에 따라 홈플러스의 영속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사실상 데드라인을 준 것”이라며 “파산이라는 최악의 수를 막기 위해 대주주와 채권단 간 막판 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