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더 뛴다…압도적 실적 증명하면 1만1500피도 거뜬"[센터장의 뷰]

주식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후 06:59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이번 호황의 첫 주자는 부정할 수 없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죠. 변동성은 있겠지만 여전히 매수 가능한 영역이라고 봅니다.”

최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하나로 수렴한다. ‘삼전닉스, 지금 사도 될까’.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대답은 명확했다. “아직은 더 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건이 있다. 반도체 호황이 과거처럼 짧은 사이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장에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험대를 통과하면 코스피는 1만피는 물론, 1만1500포인트(p) 이상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 증시는 반도체가 구조적인 성장 산업인지, 아니면 결국 경기순환 산업에 그칠지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 상반기 증시 점수는 ‘A0’…남은 퍼즐은 ‘밸류 재평가’

이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에 ‘A제로’(A0) 학점을 매겼다. 시장을 구성하는 두 축인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다.

그는 “실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A였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밸류 재평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센터장은 “코스피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랠리 초반 8.17배에서 최근 8.46배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지수 상승의 대부분은 기업 실적 개선이 반영된 결과이며, 아직 본격적인 밸류 재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실적 역시 반도체 중심이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다수 업종으로 실적 개선이 확산되는 데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남은 하반기 시장의 핵심 과제도 증시 밸류 재평가라고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나 구조적 변화가 확인돼야 멀티플이 올라갈 수 있다”며 “올해 시장은 실적을 반영하기에도 바빴던 만큼 하반기 시장의 남은 퍼즐은 밸류 재평가”라고 강조했다.

◇ “삼전·하닉, 아직 더 올라갈 여지 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여전히 매수 가능한 영역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국내 기업의 이익 체력을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AI 투자 사이클 이전 국내 기업들의 연간 순이익 규모는 200조원에도 못 미쳤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국면”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내년 코스피 기업 연간 순이익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대규모 민간 투자 사이클이 이뤄지는 것은 IT 버블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이라며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AI 투자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고, 그 첫 번째 수혜가 국내 반도체”라고 했다.

다만 두 기업은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더 압도적인’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성장주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실적을 보여줘야 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이 반도체주에도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이 실적 시즌을 강조한 이유는 비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방에만 국한할 문제가 아니어서다. 반도체주 호실적 지속 여부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가늠할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반도체 기업이 많은 돈을 벌었는데도 밸류 재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시장이 여전히 ‘결국 시클리컬(사이클을 타는 업종) 산업 아니냐’고 의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반도체 업사이클은 길어야 33개월 정도였다”며 “이번에는 그보다 더 길게 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한국 증시도 구조적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시험대를 통과하면 1만피 달성은 생각보다 쉬운 수준일 수도 있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올해 코스피 연간 밴드 상단을 1만1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1만1500포인트는 예상 실적만으로도 설명 가능한 수준”이라며 “최근 내부적으로 실적 추정치를 다시 점검한 결과 기존 예상보다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여 밴드 상단을 추가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 “하반기 증시, 변동성 더 커질 수도…‘범 AI 인프라株’ 주목”

이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증시 변동성이 상반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한 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또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2분기 실적 시즌이 또 한 번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실적 시즌은 시장에 또 하나의 정답지를 줄 것”이라며 “결국 실적이 좋은 기업은 그만큼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관련 인프라 기업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기판과 소부장, 전력 등 범AI 인프라 업종의 실적이 재확인되면 이들 업종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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