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꺾여도 이사 보수는 그대로…국내 기업 절반 ‘성과-보상 괴리’

주식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후 05:22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가 국내 기업 130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상반기 ESG 평가에서 기업 실적과 이사 보수 간 연동성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 기구 신설과 공시 등 제도적 기반은 확대되고 있지만, 성과와 보상을 실질적으로 연계하는 책임경영 수준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24일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ESG 평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 변동 방향과 이사 보수 증감 방향이 일치하는 ‘정합성’은 51.3%에 그쳤다. 특히 지배구조 영역의 ‘이사 보수 적정성’ 항목에서 실적이 좋을 때는 보수를 올리는 기업이 많았지만, 실적이 나빠질 때 보수를 낮추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실적 꺾여도 이사 보수는 그대로…국내 기업 절반 ‘성과-보상 괴리’
최근 5개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ROA가 상승했을 때 이사 보수도 함께 오른 기업 비율은 63.4%였다. 반면 ROA가 하락했을 때 이사 보수를 줄인 기업은 43.9%에 불과했다. 회사 수익성이 개선될 때는 보수 인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수익성이 악화될 때는 보수 조정이 제한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실적 상승기와 하락기 간 보수 조정 격차도 여전했다. 최근 5년간 해당 격차는 30.2%, 31.6%, 18.1%, 18.8%, 19.5%를 기록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보상위원회 설치 기업이 늘어나며 5년 전에 비해 격차가 축소된 측면은 있지만, 이를 구조적 개선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봤다. 2023년 실적 부진기에 일시적으로 보수 하방 조정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는 설명이다.

올해 신규 도입된 ‘이사 보수 산정기준 공시 및 장기성과 연동 여부’ 지표에서도 공시와 실제 제도 간 괴리가 확인됐다. 이사 보수 산정기준을 공시한 기업은 전체의 70.1%였지만, 상당수는 구체적인 산식 없이 추상적인 문구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3년 이상의 장기성과 연동 지표를 보상 체계에 반영한 기업은 19.2%에 그쳤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들이 보상위원회 설치에 그치지 않고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보수 산정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 성과와 이사 보수 간 연계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주와 이해관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보수 산정기준의 투명성과 구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회장은 “이사 보수는 경영진의 목표를 주주의 이익과 하나로 묶는 핵심 장치”라며 “주주와 이해관계자는 단순 보상위원회 설치 여부나 형식적인 공시보다, 실적에 따른 보수 산정의 합리성과 장기성과 간의 실질적인 연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실적에 따른 유연한 보수 조정과 장기성과 연동이라는 실질적인 책임 경영 실행력을 증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곳을 ‘2026년 상반기 ESG Best Companies’로 선정했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서는 HK이노엔(195940), 유한양행(000100), 네이버(NAVER)가 상위권에 올랐다.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에서는 콜마홀딩스(024720),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동아ST가, 5000억원 미만 기업에서는 포스코엠텍(009520), 동일고무벨트(163560), 엠앤씨솔루션(484870)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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