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주요 업체 중심으로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3년간 진행됐던 다운사이클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2차전지 업종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기보다 셀 업체 중심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표=NH투자증권)
둘째는 유럽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 회복 가능성이다. 유럽은 2027년부터 강화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확대 노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핵심 소재 5개를 역내에서 조달하도록 요구하는 산업가속화법(IAA)이 시행되면 중국산 셀·소재 채택 부담이 커지고 국내 셀·소재 업체의 점유율 반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삼성SDI의 메르세데스-벤츠 각형 배터리 수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BMW 등 신규 수주 기대가 거론되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셋째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역성장 폭 축소다. 미국 전기차 판매는 보조금 중단 이후 부진했지만 최근 역성장률이 30%대에서 20%대로 완화됐다. 아직 실적에는 부담 요인이지만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2027년부터는 다시 실적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넷째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고성장이다. 미국 ESS 설치 용량은 4월 누적 기준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지난해 성장률보다 더 가팔라진 흐름이다. 투자세액공제(ITC)와 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있는 적격 공급률도 2026년 82%, 2027년 90%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돼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셀 업체에 수혜가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ESS가 인공지능(AI) 인프라로 확장되는 점에도 주목했다. 엔비디아는 2027년 루빈 울트라 칩이 적용되는 AI 팩토리부터 800V DC 전력 아키텍처가 본격 도입되고, 전력 계통 안정을 위해 ESS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고했다. AI 데이터센터당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용량은 200~300MWh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루빈 울트라 패키지 판매량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가 2027년 1.9GWh, 2028년 34.9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 연구원은 “전체 ESS 시장 대비 규모는 아직 작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에는 의미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절반가량이 미국에 지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에서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적격 공급망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오라클 데이터센터 전력 지원을 위해 DTE로부터 2년간 6~7GWh 규모 ESS를 수주한 사례처럼, 빅테크와 연계된 ESS 수주가 추가로 공개되면 주가 모멘텀도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주 산업 확대도 새로운 수요처로 제시됐다. 우주용 배터리는 극한 환경에서 고내구성과 고신뢰성이 요구되고, 무게가 곧 비용인 만큼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배터리 팩 가격과 발사 비용을 함께 고려하면 우주로 보내는 비용이 삼원계 배터리는 kWh당 540달러, LFP 배터리는 710달러로 추정돼 삼원계가 경제성을 갖는다고 봤다.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 계획도 잠재 수요로 꼽혔다. NH투자증권은 스페이스X가 2027년 1GW, 2029년 10GW 규모의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추정하며, 향후 3년간 약 10GWh의 배터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궁극적으로 100GW 규모까지 확대될 경우 총 100G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 영역에서도 중국 배터리는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파나소닉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소재 업체의 회복은 셀 업체보다 늦을 전망이다. 리튬 가격은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다 최근 상승세가 멈췄고, 하반기 공급 재개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 연구원은 강한 ESS 수요를 감안해 리튬 가격이 kg당 20달러대에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양극재 수출 중량 데이터를 봐도 아직 소재 업체 전반으로 수요 회복이 본격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2분기 실적은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003670)은 일회성 요인에 힘입어 컨센서스를 웃돌고, 나머지 업체들은 대체로 시장 기대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대미 관세 환급과 북미 완성차 업체의 보상금 지급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 연구원은 “업황 회복의 온기는 소재보다 배터리에 먼저 찾아올 것”이라며 “AMPC, ITC, IAA 등 정책 혜택을 위한 조건이 점진적인 탈중국을 요구하는 만큼 셀 업체 중심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