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대 급락해 8400선 후퇴…올해 5번째 서킷브레이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6월 26일, 오후 03:56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하며 8400선까지 후퇴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이어진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며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26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인 뒤 낙폭을 키우며 한때 8126.84까지 밀렸다. 이후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됐고, 거래 재개 이후 낙폭을 일부 줄이며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선 먼저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11시 12분 12초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자 유가증권시장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했다.

이어 오후 12시 10분 12초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가 전일 종가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진 데 따른 조치로, 코스피 시장 매매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올해 들어 다섯 번째다. 역대 기준으로는 11번째 발동으로, 지난 23일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발동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 6265억원, 3조 784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8조 191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거래를 합쳐 3조 9154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수급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반도체 대형주 매물 출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지수 반등을 주도했던 반도체주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하락 압력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애플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반영해 맥,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며 “여기에 오픈AI가 기업가치 1조 달러 수준의 투자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급등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입됐다”며 “동시에 AI 관련 기업가치와 투자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며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이크론 호실적을 계기로 급등했던 대형 반도체주가 급락 반전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며 “시장 주도주가 흔들리자 위험자산 회피심리는 전 업종으로 확산됐고, 업종 전반에 투매성 매물이 출회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날 급락 배경으로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와 단기 차익실현, 쏠림 현상 부작용을 꼽았다. 한 연구원은 “애플 주가 급락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소식으로 최종 세트 수요 위축 불안을 자극했다”며 “애플 같은 소비재 업종뿐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도 메모리 가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설비투자 의지가 낮아질 수 있다는 노이즈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약 8.9% 급반등하는 과정에서 반도체만 독주했고, 이날은 그 반도체 업종에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됐다”며 “반도체가 편입된 패시브 수급도 이탈하면서 대부분 업종에 걸쳐 매도 압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 감소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수급 변동성 확대가 이날 급락의 상당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매일 변동성이 높아 피로도가 상당하지만, 현시점에서는 보유 전략을 우선순위로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는 기존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시가총액 규모별로는 대형주가 6.00% 하락했다. 중형주와 소형주도 각각 3.13%, 2.36% 내렸다.

업종별로는 증권이 6.61% 내리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전기·전자와 기계·장비도 각각 6.47%, 6.44% 하락했다. 반면 의료·정밀은 0.92% 오르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1만 9000원(5.30%) 내린 33만 9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24만 4000원(8.36%) 하락한 267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SK스퀘어(402340)(-9.43%), LG에너지솔루션(373220)(-5.82%), 삼성물산(028260)(-4.72%), 현대차(005380)(-4.47%), 삼성생명(032830)(-3.24%), 삼성전기(009150)(-0.20%)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시장 거래량은 5억 890만주, 거래대금은 51조 487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4개 종목을 포함해 111개 종목이 올랐고, 780개 종목이 내렸다. 하한가 종목은 2개였으며, 24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연저점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이후 낙폭을 키우며 연중 최저점인 838.53까지 하락한 뒤 반등해 하락 폭을 일부 줄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668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11억원, 30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거래를 합쳐 3645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선 알테오젠(196170)(-8.40%), 에코프로비엠(247540)(-7.15%),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6.98%), 에코프로(086520)(-6.47%)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바이오와 2차전지, 로봇 등 주요 성장주가 동반 부진하며 코스닥 지수 하락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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