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데드라인 앞두고 MBK 메리츠 네탓만…"10년 직장 떠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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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11:04

[이데일리 허지은 김지우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 기로에 놓인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과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기싸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메리츠가 1000억원 규모 DIP(긴급운영자금) 집행 조건으로 MBK 법인이 아닌 김병주 회장 개인의 보증을 요구하며 배수진을 치자, 시장의 눈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독특한 지배구조와 법적 책임의 한계로 쏠리는 모양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지난 26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주주님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홈플러스에 대한 DIP 집행 전제 조건으로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요구하며 “어떠한 타협이나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MBK가 기존에 제시한 법인 차원의 보증만으로는 대출을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사진=메리츠금융]
[사진=메리츠금융]


메리츠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사모펀드의 재무적 구조에 있다.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GP)는 출자자(LP)의 자금을 받아 펀드를 일으켜 운용하는 주체다. GP 법인 자체에는 대규모 현금을 쌓아두지 않는 구조로, 향후 홈플러스의 청·파산 시 잔고가 없다며 버틸 경우 메리츠가 법인 보증 자금에 대해선 회수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김병주 회장 개인이 보증을 서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홈플러스 파산 시 메리츠는 유한책임 장벽을 넘어 김 회장의 개인 자산과 자택, 해외 자산에 대해서도 채권 추심과 압류 등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다. 메리츠가 요구하는 건 단순한 약속이 아닌, 확실하게 회수 가능한 물적 담보력인 셈이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부채에 대해 창업자나 대표가 개인 보증을 서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 칼라일 등이 포트폴리오사 파산을 겪은 사례는 많지만, 이 과정에서 제3자의 부채를 책임지기 위해 개인 보증을 선 사례는 사실상 없다.

사실 메리츠 입장에서도 개인 보증 요구가 전례없는 요구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실제로 받아낼 수 있는 조건이라기보다, 김 회장이 거부하면 ‘MBK가 끝까지 책임을 회피했다’는 여론전을 위한 카드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안 된다면 DIP 대출을 거부의 명분으로 활용해 주주 및 중·후순위 채권자로부터 배임 등으로 고소당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30일까지 2000억원 자금 조달 계획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오는 7월 3일로 다가오면서 최후 통첩에 나선 것이다. 만약 구체적인 조달 계획이 제출되지 못할 경우 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 기한 연장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해 회생 중단을 결정해 청산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 현장도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자금조달 계획 제출 기한을 하루 앞둔 29일 방문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영등포점은 상품 공급 차질과 고용 불안, 입점업체 이탈 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었다. 유인 계산대도 10개 중 1개만 운영되고, 푸드코트도 7곳 중 3곳만 영업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홈플러스 영등포점 직원 A씨는 “같이 일하던 직원들이 최근 두 달간 여럿 퇴사했다”며 “홈플러스가 문을 닫으면 나도 퇴사해야겠지만, 5월 급여까지는 받은 상태라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내부 패션매장 관계자도 “옆 가게는 5개월 전에 철수했다”며 “여기서 10년 넘게 장사를 했는데 월 매출이 70%나 줄었다”고 말했다.

본점인 홈플러스 강서점의 상황도 비슷했다. 수산물 협력사 직원은 “함께 있던 활어회 업체는 5월 말 이미 철수했다”며 “우리도 30일까지만 운영하고 (홈플러스) 전 점포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서점내 한 입점매장 점주 역시 “오는 9월까지는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보증금이 수천만원인데 돌려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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