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당뇨병연합)
췌장장애를 않고 사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보건복지부의 췌장장애 등록 시행은 그야말로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많은 환자들과 가족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광훈(사진) 대한당뇨병연합 의장을 1일 만나 이번 제도 시행이 갖는 의미와 향후 개선되야 될 부분들에 대해 들어봤다.
35년째 자신도 제1형 당뇨병 환자로 살고 있는 김 의장은 제도 시행을 반기면서도 “제1형 당뇨병은 제도라는 한 축과 치료라는 또 한 축 이렇게 두 희망이 함께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장애 등록까지 21년 만의 결실
대한당뇨병연합은 지난 1990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중심으로 제1형당뇨병을 가진 아이들과 가족이 서로 의지하려고 모인 작은 소모임에서 출발했다. 이후 인터넷의 발전으로 카페 등 커뮤니티로 점차 확장됐고, 경인지역 캠프의 활성화까지 더해지면서 협회로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결정적으로 협회 설립을 결정한 것은 김 의장 본인이 인슐린투여를 하다가 송파경찰서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은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만 해도 인슐린 주사에 대한 인식도 별로 없었던 터라 본인이 직접주사를 하다보면 의도치 않은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같은 부분를 개선하고자 처음에는 몇몇 분들과 함께 뜻을 모아 대한당뇨병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 인슐린을 꼭 투여해야만 하는 질병인데도 사회적 인식이 부족했던 시기였다”며 “당뇨는 어른, 아이 할것없이 몸 관리를 잘 못해서 얻는 병이라는 생각들이 많아 이런 사회적 오해와 싸우는 일부터가 시작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학교 내 인슐린 투여 환경 개선, 보건교사의 글루카곤 투여, 국공립 어린이집 근거리 우선입학, 사회적 인식 개선, 보험·의료 제도 개선 등과 같은 가시적은 성과들이 나타나면서 단체도 점차 확장됐고 정책단체인 대한당뇨병연합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노력은 지속됐고 환자뿐만 아니라 전문가, 국회, 정부가 뜻을 모았고 그 결과 췌장장애 등록이 시행되까지 2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1형 당뇨병은 ‘난치성 질환 또는 만성질환’이라는 틀에 갇혀, 환자와 가족이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부담을 온전히 짊어져야 했다. 췌장장애 등록은 그 고통을 국가와 사회가 비로소 ‘장애’로 인정하고 함께 나누겠다는 선언이다. 김 의장은 “이번 장애등록 시행은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선 의미로 35년을 견뎌온 본인과 같은 환자와 가족에게는 따뜻한 위로”라며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개선 이뤘지만…치료환경 개선은 숙제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 환경은 예전에 비해 나아진 것은 사실이며 인슐린 종류는 다양해졌고 효과도 좋아졌다. 과거에는 NPH와 RI로 관리하고 하루에 여러 번 혈당을 확인하기 위해 바늘을 직접 손에 찔러 찔러 굳은 살이 생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연속혈당측정기(CGM)로 실시간 변화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확인한다. 복합형 인슐린 펌프로 주입량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부모가 멀리서도 아이의 혈당을 지켜볼 수 있게 된 건 분명 큰 발전이다. 다만 가장 본질적인 한계는 아직도 넘지 못한 미해결 난제로 남아있다.
인슐린은 결국 주사제다. 기술이 발전해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몸 안에 인슐린을 넣는 방식은 여전히 주사바늘을 통해야만 한다. 인슐린 역사가 100년을 지나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주사의 바늘은 가늘어졌지만 피부를 찌르는 통증과 휴대의 불편함, 사회적의 부정적 시선에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평생에 걸쳐 자신의 몸에 주사바늘을 찔러야만 한다. 친구들 앞에서 주사를 맞기 싫어 화장실에 숨는 아이, 주사로 인해 생기는 자국과 멍을 부끄러워하는 청소년도 많다. 매일 몸에 바늘을 꽂고 살아야 하는 삶은 그 자체로 거대한 제약이다.
이에 그들에게는 주사제의 방식에서 경구방식의 치료제가 개발이 시급하다. 다만 경구용 인슐린은 그동안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도전을 했음에도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가 없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구용 인슐린은 100년이 넘도록 완성하지 못한 난제다. 인슐린은 단백질이라 입으로 삼키면 위와 장에서 소화돼 분해돼 버리는 구조다. 약효가 흡수되기도 전에 사라지는 셈이다. 이처럼 위와 장에서 분해되기 쉬운 특성 탓에 경구용 인슐린의 개발은 오랜 기간 기술적 난제로 여겨져 왔고, 지금까지 상용화된 먹는 인슐린이 없는 것만 보더라도 난이도가 극에 달함을 알 수 있다.
제약업계 한 전문가는 “소화 효소에 파괴되지 않고 간으로 직접 흡수되는 경구용 인슐린 기술이 완성된다면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인슐린 분비 메커니즘과 가장 유사한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말 그대로 먹는 인슐린은 삶의 질을 최저에서 최고로 끌어올릴 제약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 경구용 인슐린, 환자들의 희망”
김 의장은 삼천당제약(000250)의 경구용 인슐린에 많은 환자들이 희망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삼천당제약의 먹는 인슐린이 임상 1상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우리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경구용 인슐린의 개발은 약의 의미를 넘어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삼천당제약은 현재 먹는 인슐린 ‘SCD0503’의 임상을 유럽에서 진행 중이다. 당초 삼천당제약은 임상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려 했으나 1상이 우선 승인됨에 따라 먼저 진행하고 2상은 협의를 통해 추후 승인을 거쳐 추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임상 1상은 세계적인 당뇨병 전문 임상 기관인 독일 ‘프로필(Profil)’에서 제1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다. 통상적인 임상 1상이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과 달리, 이번 과정은 실제 환자에게 투여해 약동학적 특성과 신약의 효능을 조기에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기존 주사제 대비 복용 편의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삼천당제약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제약사들의 이 같은 도전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며 끊임없는 도전에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천문한적인 임상비용을 들여가면서도 먹는 인슐린 개발 또는 신약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제약사들이 있어 환자들은 그 희망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늘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5년 전 처음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선생님은 앞으로 5년 늦어도 10년 안에는 먹는 인슐린이 나올 테니 희망을 잃지 말라고 했다”며 “그 5년은 지금 35년이 됐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주사가 아니라 먹는 형태로 인슐린을 쓸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