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홈플러스 회생 분수령 D-1…파산 대비 모드 들어간 채권단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02일, 오전 11:44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후순위 채권자 격인 전단채 피해자들의 최근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회생 조율을 촉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선 메시지의 내용과 타이밍을 볼 때 채권단이 파산 가능성에 대비한 이중 포석을 쌓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메리츠 측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보증 제공 등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추가 DIP(긴급운영자금) 조달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법원이 MBK와 조사위원인 삼일PwC를 상대로 절차 관리를 강화해 지도·감독해달라고 요청했다. 통상 채권자 의견조회에서 나오는 원론적 표현과는 결이 다르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주목할 점은 메리츠가 제시한 지원 규모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에 투입 가능한 지원 규모를 1000억원 수준으로 제한하면서 MBK와 김병주 회장의 개인 지급보증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메리츠는 이번 요청이 보증을 통한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정당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반면 MBK 측은 개인 보증까지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간극은 마지노선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좁혀지지 않는 중이다.

법조계에선 메리츠의 이번 의견서를 두고 ‘조달이 성사되도록 돕겠다’는 신호라기보다, ‘조달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대주주가 보증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법원 기록에 남겨두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본다. 실제 업계에서는 메리츠의 추가 DIP 지원 여부는 사실상 불가능 쪽으로 결론이 난 분위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재·수사 촉구'로 이동한 무게 중심



후순위 채권자인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의 행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읽힌다. 비대위는 이날 금융감독원 앞에서 제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대검찰청 앞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달아 개최한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달 26일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시장에선 비대위의 화살이 회생법원을 향한 호소에서 검찰과 금융당국을 향한 압박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회생 절차 자체의 연장이나 성사를 조르는 단계를 넘어, 회생과는 별개 트랙인 형사 책임과 금융당국 제재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감원은 이미 MBK에 대한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사전 통보했고, 이달 제재심의위원회 절차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MBK 제재심은 7월 초에 예정돼 있다”며 “거의 다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결론을 내릴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회생·파산 전문 변호사는 “회생 절차의 성패와 무관하게 책임 추궁 경로가 동시에 가동되고 있는 것”이라며 “채권단 차원에서도 회생계획안을 통한 구제 가능성에만 기대기보다는 이와 별개로 형사·행정 책임을 물어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장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



다만 회생 종료 국면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대형마트 점포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약 1조2000억원 규모 비용 절감 효과를 반영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이 이를 토대로 가결 시한을 1~2개월 추가 연장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번 시한(7월 3일) 자체도 이미 두 차례 연장된 결과다.

그러나 시한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핵심 변수인 DIP 조달 문제는 남아있다. 운영자금으로 투입될 2000억원의 조달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회생계획안은 다시 같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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