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홈플러스…'14일 내 2000억' 구할 수 있을까[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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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7월 03일, 오후 02:53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3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결국 법정관리 벽을 넘지 못하고 청산 수순의 기로에 섰다. 다만 법원은 향후 2주 간 자금 조달 여부에 따라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법적 여지를 남겨뒀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의 막판 DIP(긴급운영자금) 조달 협상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남은 14일 간 자금 조달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이날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회생 절차가 개시된 지 약 1년 4개월 만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회생계획안 제출 이후 2번의 기한 연장을 받아내며 목숨을 부지해왔다. 법정관리 돌입 1년이 지난 올해 3월 회생 절차 중단 위기를 맞았으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매각 카드 등을 통해 첫 번째 기한 연장에 성공했다. 5월에는 하림그룹에 익스프레스를 매각하며 두 번째 연장까지 성공하며 끈질기게 인공호흡기를 이어왔다.



◇2000억 조달 끝내 무산…'고육지책'도 반려



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가 회생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당장의 영업을 위해 필요한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이 선결 조건이었다. 그러나 자금 지원을 두고 메리츠금융과 MBK파트너스의 입장차가 이달 초까지 평행선을 달리면서 법원 역시 회생절차 폐지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의 실효성도 법원은 낮게 점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전체 점포를 기존 126개에서 67개로 줄여 1조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제출하며 막판 기한 연장을 시도했으나, 법원의 판단을 뒤집지 못 했다.

재판부는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 원의 조달 확약이 없는 상태에선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이라도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봤다. 아울러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남은 사업부의 M&A가 지연되는 동안 매출은 주는 반면 급여와 물품대금 등 공익채권이 급증하는 상황도 고려됐다.



◇여지 열어둔 법원…14일짜리 최후통첩



그러나 이번 폐지 결정이 홈플러스의 완전한 사형 선고는 아니다. 재판부가 결정을 발표하며 법원이 스스로 판결을 취소할 수 있는 ‘재도의 고안’에 따른 절차 재진행 가능성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관련 법상 홈플러스는 이번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법원이 사실상 홈플러스에 14일 내 2000억원을 구해오라는 구체적인 데드라인을 부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서울회생법원이 그 즉시항고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스스로 폐지 결정을 바로잡는 의미에서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14일의 기한 동안 대주주의 결단이나 채권단의 양보가 도출되지 못하고 폐지 결정이 확정될 경우 홈플러스는 결국 파산 국면으로 직행하게 된다.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면 파산관재인이 선임돼 홈플러스가 보유한 남은 대형마트 부지와 물류센터, 잔여 재고 등 모든 자산을 강제 매각하는 작업에 돌입한다. 회수된 자금은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금융 등을 시작으로 채권 순위에 따라 배당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같은 파국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선순위 대주로서 청산 시에도 담보권을 통해 원금 회수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후순위 채권자인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에 대한 형사 고발과 금융당국 제재 촉구 등 사법 리스크 압박으로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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