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증시의 VI 발동 건수는 총 2만9357건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상반기의 2만4401건이었다.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66포인트(1.20%) 오른 7739.75에,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원 내린 1544.5원에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자체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평균 코스피 일중 변동률은 3.30%로,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역대 1위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1998년 상반기의 3.51%다.
일중 변동률은 당일 지수의 고가와 저가 차이를 고가와 저가의 평균값으로 나눈 값이다. 지수가 하루 중 위아래로 크게 움직일수록 수치가 커진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장중 등락 폭이 컸다는 의미다.
올해 코스피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월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선 뒤 2월 6000선, 5월 7000선과 8000선을 잇따라 돌파했고 지난달 18일에는 9000선까지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지수는 급격히 흔들렸다. 코스피는 9000선을 돌파한 지 한 달도 안 돼 10% 넘게 하락했고, 지난 3일에는 8088.34로 거래를 마쳤다. 급등장에 올라타려는 추격 매수세와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출회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쏠림 장세가 심화하면서 지수 전체의 등락폭도 확대됐다.
이러한 가운데 투자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으면서 시장경보 종목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시장경보 제도상 투자위험 종목 지정 건수는 총 4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건과 비교하면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시장경보제도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거나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투자 위험을 알리는 제도다. 단계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순으로 높아진다. 투자경고 종목은 지정 이후 주가가 추가로 급등하면 거래가 정지될 수 있고, 투자위험 종목은 지정 당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된다.
상반기 투자경고 종목 지정 건수도 3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건의 10배를 웃돌았다. 투자주의 지정 건수 역시 294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71건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지수 상승과 함께 개별 종목 단위의 과열 양상도 확산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이 향후 반도체 업황과 증시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손실 회피 성향으로 매도 심리가 확대된다”며 “AI 설비투자 둔화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1차 촉매는 오는 7일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이라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경우 메모리 업황 강세 신호로 작용해 매도 심리를 보유 또는 추격 매수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방어 업종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매도 압력에 노출돼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방어 업종 비중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며 “시장금리가 높아진 가운데 금리 저항력이 강한 은행·보험 등 금융주에 관심이 필요하고, 인바운드 소비와 관련된 화장품·유통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