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해법은 주주 설득…덕산하이메탈·다산네트웍스 사례 '주목'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05일, 오후 02:10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가운데 모회사 주주동의 절차를 밟은 덕산하이메탈과 다산네트웍스 사례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와 디티에스(DTS) 상장 추진 안건을 임시주주총회에 올려 가결시켰다. 향후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주주 설득과 사업 독립성, 성장재원 확보 필요성을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선행 사례라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복상장 논란이 모회사 일반주주의 가치 훼손 우려에서 출발한 만큼, 앞으로는 단순한 주총 통과 여부보다 자회사 상장의 필요성과 모회사 주주보호 장치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했는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5월 29일 임시주총에서 덕산넵코어스 상장 추진 관련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전체 지분율 기준 참석률은 78%, 참석 주주 기준 찬성률은 92%였다. 최대주주 등을 제외한 일반주주 기준으로도 참석률 50.3%, 찬성률 73%를 확보했다. 소수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the Minority), 3%룰, 특별결의 방식 등 시장에서 거론되던 주주동의 기준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주주 설득 과정에서 덕산넵코어스가 물적분할 법인이 아니라 2021년 인수한 독립 법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덕산넵코어스는 방산·우주항공 분야 항법 솔루션 기업으로, 덕산하이메탈의 반도체 패키징 소재 사업과도 구분된다. 상장 이후 독자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갖춰 방산 및 우주항공 사업 확대에 필요한 성장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도 제시했다.

주주환원 방안도 내놨다. 덕산하이메탈은 덕산넵코어스 상장이 승인될 경우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자회사 주식을 직접 지급하는 현물배당을 실시하고, 중장기 현금배당 정책과 IR 활동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시주총 전에는 전자투표와 카카오톡 전자고지를 통해 주주 참여를 독려했다.

다산네트웍스도 지난달 19일 임시주총에서 자회사 디티에스 상장 추진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전체 발행주식 총수 기준 찬성률 46.5%, 의결권 행사 주식 수 기준 찬성률 90.3%로 가결됐다. 주총 특별결의 요건인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충족했다.

다산네트웍스는 디티에스 상장이 기존 핵심 사업부를 떼어내는 ‘쪼개기 상장’과 다르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디티에스는 다산네트웍스가 과거 인수한 뒤 장기간 투자와 경영 개선을 거쳐 성장시킨 공랭식 열교환기 제조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모회사 주주 대상 공식 간담회도 다섯 차례 진행했고, 남민우 회장이 직접 기업설명회(NDR)에 나서는 등 주주와의 접점을 넓혔다.

두 사례 모두 대신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회사 IPO 심사 환경이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주관사가 주주동의 절차와 사업 독립성 설명 등 달라진 심사 흐름에 맞춰 실무 대응에 나선 사례로 볼 수 있다.

IPO 업계 관계자는 “두 사례 모두 물적분할로 만들어진 자회사가 아니고, 모회사와 자회사의 사업이나 매출이 직접적으로 얽혀 있지 않다는 점이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회사가 성장하려면 별도 자금 투입이 필요한데, 이를 모두 모회사가 부담하는 것이 오히려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도 주주 설득 과정에서 활용된 사례”라고 말했다.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는 “중복상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모회사 주주와의 충분한 대화와 설득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주주들이 자회사 상장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상장 이후 모회사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반주주 동의를 확보했다고 해서 상장 심사 통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거래소가 일반주주 동의와 사업 독립성, 주주보호 방안 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는 가이드라인 공개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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