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지난 6일까지 코스닥 상장사가 유상증자를 위해 제출한 지분증권 증권신고서는 정정신고서 제출에 따른 중복을 제외하고 총 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한 차례 이상 받은 사례는 17건으로, 전체의 40%에 달했다. 정정신고서제출요구 공시는 총 28건이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유상증자는 시장에서 대체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이 불가피하고 단기 수급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회사가 외부 차입이나 자체 현금창출만으로 필요한 자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에코프로비엠(247540)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1조1999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시 직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시간외거래에서 20% 가까이 폭락, 다음 거래일인 1일에도 각각 12.76%, 6.88% 하락 마감했다.
공모성 유상증자는 회사가 주주에게 직접 손을 벌리는 자금조달 방식인 만큼 증권신고서상 위험 고지가 투자자 보호의 핵심 장치가 된다. 정정요구 역시 투자자가 증자 참여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충분한지를 점검하는 과정인 셈이다. 금감원도 지난해 IPO·유상증자 주관업무 관련 증권사 간담회에서 유상증자 당위성과 의사결정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정요구는 코스닥에만 국한된 흐름도 아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화솔루션(009830)은 올해 두 차례 정정요구를 거치며 채무상환자금 규모가 당초 1조4899억원에서 8016억원으로 줄었다. 1차 발행가액도 3만2250원에서 2만7900원으로 낮아지면서 전체 모집총액은 1조7092억원에서 1조4787억원으로 조정됐다. 계양전기(012200)도 408억7700만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정정요구를 거쳐 투자위험 기재를 보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장사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실제 정정요구가 반복되거나 후속 절차가 지연된 코스닥 기업들은 유상증자 일정 차질을 겪고 있다. 에이전트AI는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 26일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세 차례 정정요구를 받은 뒤 아직 후속 정정신고서를 내지 못한 상태다. 한울반도체는 MLCC 후공정 검사장비 사업 대응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최초 공시 당시 7월 20일로 예정했던 납입일과 7월 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이 각각 9월 11일, 9월 28일로 미뤄졌다. 상지건설도 논현동 개발사업의 본PF 이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유증에 나섰지만, 정정요구 이후 신주배정기준일과 청약·납입 일정이 한 달 넘게 밀렸다.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까지 가는 과정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은 필요하지만, 자금 사용 목적이 분명한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사의 가장 큰 장점인 자금조달 통로가 지나치게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