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매물 받아낸 개인…줄어드는 ‘실탄’에 매수 체력 시험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4:29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4조원 가까운 매물을 대부분 받아내며 대규모 저가 매수에 나섰다. 다만 최근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나란히 감소하고 있어 개인의 강한 매수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개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3조 884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2조 2220억원, 외국인은 1조 706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합계가 약 4조원에 달한 가운데 개인이 이들 물량의 대부분을 받아낸 셈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하락한 6806.93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주 급락 영향으로 장중 6900선이 무너지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주 급락 영향으로 장중 6900선이 무너지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반면 최근 집계된 개인 자금 지표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5조 5757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조 5521억원 줄었다. 지난 2월 20일의 104조 1291억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139조 694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한 달여 만에 약 34조원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뒀지만 아직 투자하지 않은 자금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 지표다.

개인의 저가 매수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장기간 흡수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줄었다. 지난 1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 5739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조 596억원 감소했다. 지난 5월 7일의 35조 5071억원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도 개인의 현금성 대기자금이 감소하는 동시에 레버리지 활용 여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전과 같은 규모와 시장 영향력을 지닌 개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이 조정 때마다 대규모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증시 약세가 길어질 경우 이를 뒷받침할 자금 여력은 점차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초단기 차입 투자로 분류되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10일 1조 4293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소폭 줄었다. 미수금을 제때 갚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 반대매매 규모는 816억원으로, 전 거래일의 1421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 8일의 288억원과 비교하면 세 배에 가까웠다.

증권가에선 개인이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물을 받아냈지만, 이 같은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개인의 대기자금과 차입 여력이 동시에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까지 이어질 경우 증시 수급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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