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휴업 들어간 홈플러스, 항고 대신 파산 택하나…16일 분수령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9:31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기업회생절차 폐지 기로에 선 홈플러스가 전 매장 임시 휴업이라는 벼랑 끝 국면에 직면했다. 법원이 부여한 자금 조달 최후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운영자금 고갈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실현 불가능한 회생 연장용 즉시항고를 포기하는 대신 공익채권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파산을 신청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는 13일부터 본사 및 전국 대형마트 전 매장의 임시 휴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홈플러스 측은 “운영자금이 완전히 고갈돼 상품 대금 지급은 물론 전기료·수도료 등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을 조달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이 결정에 대해 20일까지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추가 자금 지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실현 가능한 조달 방안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대신 스스로 파산을 신청해 이른바 ‘견련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나온다. 견련파산이란 회생절차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끝났을 때, 법원이 이를 파산절차로 곧바로 연결하는 제도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확정되기 전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이 회생절차와 연결해 파산을 선고할 수 있다.

특히 즉시항고 기한(20일)과 제헌절 휴일(17일)을 고려할 때, 늦어도 16일이 실질적인 파산 신청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법원 공백기 전 서류 접수를 마쳐야 안정적으로 견련파산 궤도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임직원 임금·퇴직금과 협력업체 대금이 파산절차 안에서 우선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확보되는 셈이다.

즉시항고 기한이 도과하기 전 파산을 신청해야 하는 이유는 공익채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회생절차 진행 중 발생한 임직원 임금·퇴직금, 협력업체 미지급 대금, 조세 등은 공익채권으로서 최우선 변제권을 갖는다. 지난 6월말 기준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미지급 납품대금 등 상거래채권(약 7940억원)과 긴급운영자금(DIP) 채권(1614억원), 제세공과금(820억원), 미지급 급여(625억원) 등을 합쳐 약 1조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20일 시한을 넘겨 회생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뒤 별도로 일반 파산을 신청하면 이 공익채권들이 다른 일반 채권과 뒤섞여 순위가 밀릴 수 있다. 반면 기한 내 견련파산이 성립하면 공익채권은 파산 절차에서도 최우선 순위인 재단채권으로 승계된다. 최악의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회사를 믿고 물품을 댄 영세 협력업체들과 임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안전장치인 셈이다.

물론 메리츠금융이 담보로 잡고 있는 홈플러스 자가 점포 62곳에 대한 담보권 실행 결과에 따라 재단채권의 실제 회수 가능액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견련파산의 울타리를 쳐둬야만 메리츠가 담보권을 챙겨가고 남은 자산을 정리할 때, 상거래 채권자들이 우선적으로 청산 대금을 쪼개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파산 전문 변호사는 “홈플러스는 상거래채권 등 공익채권 규모가 조단위에 이르는 만큼 일반 파산으로 갈 경우 영세 업체의 연쇄 도산 등 파장이 클 수 있다”며 “파산 신청은 16일을 전후해 이뤄지되, 실제 파산 선고는 폐지 결정이 확정되는 20일 전후에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