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자사주 취득 20조 육박…최근 5년간 최대치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4:07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자기주식(이하 자사주) 취득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며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주주가치 효과는 향후 소각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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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부터 6월 말까지 기준으로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19조 9358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상장사들이 당초 공시에 신고한 대로 하반기까지 취득을 마무리할 경우 총 20조 670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이같은 규모는 최근 5년간 최대 수준이다. 연도별 상반기를 보면 △2022년 3조 6393억원 △2023년 3조 8482억원 △2024년 4조 7580억원 △2025년 8조 9624억원으로, 올해는 상반기 4개년치를 다 합친 수준에 맞먹는 규모로 증가한 셈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이 집중된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들도 주가 부양을 위한 매입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상장사들만 상반기 19조 3896억원치를 취득하며 사실상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반기 추세를 감안하면 연간 기준 자사주 취득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방어에 나서는 한편,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주식 수 감소로 주당 순이익(EPS)과 주당 가치가 올라가며, 현재 주가를 저평가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 기조와 맞물려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압박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사주 매입이 곧바로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은 여전하다.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거나 임직원 보상 재원, 인수합병(M&A) 대가 등으로 활용할 경우 주당가치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됐으나 임직원 보상이나 경영상 목적 등 일정 요건에서는 예외적으로 보유·처분을 허용하는 규정이 포함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확대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주주환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적·자율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경영상 필요에 따른 예외가 인정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법이 그렇게 허용했다고 하더라도 회사들이 진정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했다면 대부분 소각하는 게 맞고, 실제로 소각으로 이어져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여당에서는 아예 예외 조항을 축소하려는 입법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사주 의무 소각 예외 사유 중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경우’를 삭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개정 상법 시행 이후 다수 상장사가 해당 예외 조항을 근거로 정관을 변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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