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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파산 기로에 선 홈플러스를 둘러싸고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중징계를 예고받은 MBK가 긴급운영자금(DIP) 1600억원을 자체 재원으로 전액 상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표면적으로는 대주주로서 손실을 자처하는 결단으로 비치지만, 시장 일각에선 최종 제재 수위 결정을 앞두고 사후 수습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열린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MBK파트너스에 대한 심의를 종결했다. 징계 수위와 관련해선 지난해 사전통보한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 원안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제재 수위는 향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때 최종 제재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 중 하나가 '자진 시정 노력'이다. 통상 금융당국은 제재 양정을 결정할 때 피해 회복 노력이나 사후 수습 여부 등을 감경 요소로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재 양정이란 기관이나 개인의 법령 및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 그 위반 동기, 고의성, 중과실 여부, 위반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적절한 제재 수준(견책, 과태료, 영업정지, 문책경고 등)을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기준과 과정을 의미한다.
이미 중징계를 예고받은 MBK 입장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신속하고 질서있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편이 향후 제재 수위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MBK는 이날 홈플러스에 투입한 DIP 자금 1600억원 전액을 자체 재원으로 직접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MBK 보증으로 조달한 1600억원의 DIP 대출이 최우선 변제 대상인 공익 채권 지위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MBK가 파산 직전까지 손실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이른바 ‘셀프 파산’ 의혹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MBK가 해당 자금에 대한 구상권을 포기하면서 홈플러스의 상환 의무는 줄어들게 됐다. 당초 홈플러스가 계획한 DIP 자금은 총 36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실제 집행된 1600억원에 대해선 홈플러스가 아닌 MBK가 상환 의무를 진다. 나머지 2000억원은 MBK가 메리츠로부터 조달해 집행하려던 자금이지만 실제 투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회생법원의 태도에도 시선이 쏠린다.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이 능동적으로 청산이 낫다고 판단해 나서는 모양새가 된다. 반면 채무자가 자진 신청을 한다면 절차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한 내 자진 파산을 신청할 경우 법원으로서도 절차적으로 자연스러운 수순을 밟게 되는 셈이다.
결국 홈플러스의 파산 수순은 대주주의 제재 리스크 관리, 최대 채권자의 담보권 확보, 법원의 절차적 부담 최소화라는 세 이해관계가 맞물린 형태가 됐다. 정작 이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임직원과 협력업체,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린 전자단기채권 투자자들의 운명은 이들의 셈법 사이에서 결정될 처지에 놓였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1600억원의 회수 권리를 포기하고 자체 상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대주주로서 사회적 책무와 사후 수습 노력을 다했다는 신호(시그널)를 당국에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